울산 문화곳간 가득 채울 3가지 낭보
울산 문화곳간 가득 채울 3가지 낭보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01.09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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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초에 들려온 울산지역 문화관련 소식 3가지는 하나같이 ‘밝음’ 일색이다. 밝은 소식 1호는 울산시 발(發)로, 시가 국보 제285호 반구대암각화를 2022년까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한다는 방침을 굳히고 올해 상반기에 연구용역에 들어간다는 내용이다. 또 그 2호는, 1월 중에 시(市)지정 기념물 제44호인 ‘대안동 쇠부리터’에 대한 학술 발굴조사에 착수한다는 북구 발 소식이다. 그 3호는 장생포의 폐산업시설을 복합문화공간으로 꾸미기에 앞서 주민토론회 자리를 처음으로 마련했다는 남구 발 소식이다.

‘물 문제’까지 뒤엉켜 있는 반구대암각화 문제의 가닥을 송철호 지방정부가 일찌감치 잡은 것은 썩 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역대 울산시장들이 물 문제를 선(先)순위에 올려놓고 세계 문화사적 가치가 지대한 반구대암각화를 그 후(後)순위에 두려고 한 것은 납득하기 힘든 행정이었다. 긴 안목으로 미래를 지향하기보다 이기·단견(短見)적 표(票)관리에 눈독을 들인 게 아니냐는 쓴 소리가 그래서 나온다. 송 시장의 결단은 물 문제와 암각화보존 문제를 새로운 방법으로 접근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일 것이다. 또 이는 한국수자원공사가 내세운 것으로 알려진 ‘새 유로(流路)변경 안’을 사실상 파기하겠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3억원이 들어갈 연구용역 사업과 최종보고회가 연내에 무사히 마무리되기를 기대한다.

북구가 야심적으로 추진하는 ‘제철유적 뿌리 찾기 사업’도 눈길을 사로잡는 사업이다. 대안동 쇠부리터에서 발굴조사가 시작된다는 것은 지난해 10월부터 울산발전연구원이 진행한 사전조사 성격의 시굴조사가 이미 끝났음을 의미한다. 1억원이 소요될 발굴조사는 오는 3월이면 끝날 예정이다. 이 같은 북구의 줄기찬 노력은 멀지 않아 탐스러운 결실로 이어질 것이 분명하다. ‘울산의 쇠부리 기술·문화 보존·복원 사업’을 겨냥해서 추진되는 이번 사업 역시 울산의 문화곳간을 그득하게 채워줄 것으로 기대된다. 북구는 지역 정체성을 달천철장과 쇠부리터 같은 철 생산지의 역사 속에서 찾아내서 이를 되살리고, 철기문화를 계승하겠다는 일념으로 2005년부터 해마다 ‘울산 쇠부리 축제’를 열어 왔다. 또 2016년부터는 축제기간 중에 전통 방식으로 쇠를 부리는 ‘쇠부리 제철기술 복원 실험’을 계속해오고 있다.

남구가 산업시설의 수명을 다한 장생포 ‘세창냉동창고’를 복합문화공간으로 꾸미려는 시도는 그 ‘취지’ 못지않게 ‘과정’도 중시한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남구의 이 작은 듯 커 보이는 계획은 일찌감치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온 게 사실이다. 그러나 정작 이 지역의 주인인 장생포 주민들의 반응이 어떨지는 물음표로 남아있었다. 남구가 이 매력적인 사업을 주제로 9일 주민토론회까지 열었다는 것은 대단한 의미를 지닌다. ‘주민 존중 역사’의 물꼬를 트기 시작했다고 보기 때문이다.

새해 초에 들려온 기분 좋은 3가지 소식은 울산 문화의 밝은 앞날을 예고하고, 그러기에 기에 낭보(朗報)라는 표현을 붙여주고 싶다. 특히 ‘주민이 주인’이라는 민주주의 정신을 잘 살린 남구의 ‘폐(廢)산업시설 복합문화공간화’ 사업은 후한 점수를 매길만한 가치가 다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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