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취 없는 환경…오존가스부터 잡아야
악취 없는 환경…오존가스부터 잡아야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01.09 22: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삼한사미(三寒四微)’라는 말이 새로 생길 정도로 전국이 미세먼지, 초미세먼지로 몸살을 앓고 있다. 추울 때는 괜찮다가도 따뜻해지는 나흘 동안은 미세먼지, 초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기 때문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울산의 미세먼지, 초미세먼지 수치가 경기도, 수도권이나 충청도에 비해 극히 낮다는 사실이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분들도 지금 휴대폰이나 인터넷으로 전국의 미세먼지 현황을 살펴보면 곧바로 수긍이 갈 것이다.

그런데 새로운 걱정거리가 생겼다. 오존의 존재 때문이다. 미세먼지, 초미세먼지 수치와는 달리 전국의 오존 수치를 살펴보면 제주도가 가장 높고 그 다음으로 울산이나 부산이 높다. 오존은 기온이 높아지면 수치도 올라간다. 겨울에도 울산의 오존 수치가 다른 도시보다 높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오존은 산소와 산소가 결합한 물질이어서 산화력이 높다. 오존이 상층으로 올라가면 오존층을 만들고 대기 중에 있으면 공해물질이 된다. 살균작용이 뛰어나 1990년대까지만 해도 오존살균기를 가전제품처럼 집에 두기도 했다. 그런데 오존은 폐나 기관지를 공격하는 바람에 폐질환이나 폐암 또는 심장마비를 일으키기도 한다. 오존주의보와 경보가 내려지면 노약자나 어린이는 외출을 삼가라고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오존가스는 악취를 풍긴다. 그래서 4월 말부터 8월 사이에 울산의 대기는 뿌옇게 변하고 악취가 심하다. 울산시보건환경연구원의 대기질 보고서에 따르면 미세먼지주의보 일수가 2016년에는 연간 6일에 3회였고, 2017년에는 4일에 4회였다. 초미세먼지의 경우 2016년에는 기록이 없고 2017년에는 2일에 2회였다. 그런 반면 2016년에 12일 동안 25회였던 오존주의보가 2017년에는 13일 동안 26회를 기록할 정도로 수치가 높았다.

지자체 중에는 남구가 2016년 6회, 2017년 10회로 오존 주의보가 가장 많이 발령됐다. 2017년 기준으로 북구 7회, 울주군 5회, 중구 3회, 동구 1회 순으로 나타났다. 오존의 연간 평균수치도 2016년 0.027ppm에서 0,031ppm으로 상승했다. 울산은 미세먼지, 초미세먼지보다 오존가스 대책이 더 필요함을 알아야 한다. 먼지는 걸러질 수가 있지만 가스는 마스크를 착용해도 걸러지지 않는 데 심각성이 더 있다고 봐야 한다.

오존가스는 경유자동차의 매연이나 화석연료를 태우는 발전소 등지에서 나오는 질소산화물과 아황산가스, 석유화학제품에서 나오는 휘발성유기화합물이 주를 이룬다. 대략 50여만 대 자동차 가운데 7만여 대의 경유 화물자동차와 항만을 드나드는 선박에서 내뿜는 매연도 큰 몫을 한다. 또 아황산가스(SO₂) 배출량이 전국 총량의 14%로 단위면적당 배출량(45.2t/㎢)이 전국 1위다. 휘발성유기화합물(VOCs)은 전국 총량의 10%로 단위면적당 배출량(93.1t/㎢)이 전국 2위다. 석유화학공단 대형사업장에서 나오는 것이 대부분이다.

울산시는 환경부와 협약을 통해 총량배출규제를 하겠다고는 했다. 하지만 규제로 강제할 경우 효과는 있을 수 있으나 비용이 많이 들고 투명하지 못할 수도 있다. 오염자 부담 원칙으로 배출량에 따른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 투명하고 효율적이기는 하지만 환경세를 새롭게 만드는 것이 정치적으로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또한 오염비용에 대한 법적 대응을 통해 배상금을 받기에는 비용과 시간이 오래 걸린다.

따라서 탄소배출권시장처럼 총량제한배출권거래제를 통해 공단 내에서 배출할 오염량을 미리 정하고, 이를 기업별로 총량에 따른 배출량을 나눠주고, 기업은 배출하고자 하는 양만큼 배출권을 확보하도록 한다. 배출권이 필요하지 않으면 판매할 수도 있다. 비용과 효율성은 높지만 투명성은 떨어진다. 또 기득권우선주의라 하여 기존 공장의 배출량을 100으로 보고 20% 삭감된 80% 정도 공장들에게 배출권을 주는 방법이 있기는 하지만 장단점이 있다.

무엇보다 시민들이 관심을 갖고 대기환경 개선을 위해 나서서 생산에 따른 환경오염 비용의 부담을 오염원인자에게 요구하는 행동이 필요하다. 울산은 미세먼지보다 오존가스를 잡는 대기개선책이 더 필요하다.

윤석 울산생명의숲 사무국장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