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와 번영의 2019년을 기대하며
평화와 번영의 2019년을 기대하며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01.06 20: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망의 기해년, 황금돼지의 해가 드디어 밝았다. 지난해보다는 올해의 상황이 더 나을 거라는 국민들의 기대와 희망도 크지만,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의 영향으로 행여나 경기침체가 계속되면 어쩌나 하는 우려도 분히 클 것이다. 새해에 우리 국민들의 기대와 염려가 교차하는 것에는 우리나라의 안보 문제도 포함될 것이다. 2019년 1월 1일, 인터넷 포털뉴스 검색어 1위를 차지한 것 중 하나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신년사’였다.

이를 두고 각계각층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먼저 미국 국무부는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다.(=We decline the opportunity to comment.) 그리고 발표 하루 만에,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도 북한의 경제적 잠재력을 깨닫고 있는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길 고대하고 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트위터에 올렸다. 우리 시간으로 3일,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각료회의 발언에서 김정은 위원장으로부터 새해 친서를 받았다고 공개했다. 그리 멀지 않은 시기에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을 추진하겠다고 말도 덧붙였다. 김정은 위원장은 신년사에서 “나는 앞으로도 언제든 또다시 미국 대통령과 마주앉을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비록 고차원적이거나 국제관계학적인 시각이 아니더라도, 이번에 드러난 미국과 북한의 입장을 보면 서로 정상회담을 하고자 하는 공감대는 형성되어 있다는 짐작을 갖게 한다. 하지만 우리 국민과 지구촌의 바람은 북한과 미국의 구체적 행동일 것이다. 그 중에서도 북한의 비핵화가 무엇보다 먼저가 아닐까 한다.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면 북한의 중장거리 미사일, 생화학무기 등 WMD(=weapons of mass destruction, 대량살상무기) 제거가 다음 차례일 것이다.

그런데 김정은 위원장은 “미국이 세계 앞에서 한 자기의 약속을 지키지 않고 우리 인민의 인내심을 오판하면 우리로서도 어쩔 수 없이 새로운 길을 모색할 수 있다.”고 조건을 달았다. 여기서 언급한 ‘새로운 길’은 어쩌면 핵보유국 지위를 확보하고 한반도의 평화는 물론 세계의 평화 조성에 동참하기 어렵다는 의미가 아닐까 한다.

이 시점에서 북한은 2018년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에서 보여주었던 통 큰 결정을 다시 내려주었으면 한다. 미국이 먼저 제재를 풀어 달라는 조건을 내세우기보다 스스로 비핵화 노선을 확정하고 구체적이고 적극적인 조치들을 자발적으로 취하는 등 진심을 보여 달라는 것이다. 그렇게 한다면 북한을 바라보는 국제적 시각과 인식들이 자연스럽게 변할 것이고, 이것이 바로 연결점이 되어 장애들이 하나씩 허물어져 북한이 진정한 경제대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사회 일각에서는 김정은 위원장이 이전과 다른 모습으로 신년사를 발표한 것에 대해 관심을 쏟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에는 노동당 중앙위원회의 연단에서 신년사를 발표했지만, 올해에는 검정 양복 차람으로 자신의 집무실에서 갈색 소파에 앉아서 신년사를 발표한 것이다. 이를 두고 외국 정상들의 발표 형식을 모방했다고 보는 의견이 있지만, 그 형식이나 모습보다는 내용에 더 주목하는 것이 어떨까 한다.

김 위원장이 말한 대로 ‘공고하면서도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하고 완전한 비핵화로 나가려는’ 자신의 의지가 진정 확고하다면, 협상 상대의 행동을 너무 의식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인기기사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