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안 고요히 익어가는 것들과
삭이는 것들의 속 깊은 이야기
가만가만 귀 기울입니다
바람결에 흔들려가며
김인애 선생님 디카시 《잠언》을 가만히 들여다봅니다.
따뜻한 마음이 겹겹이 깔려 있는 거 같아 눈 보다 마음이 먼저 달려갑니다.
저 무수히 많은 항아리 속에는 어떤 것들이 익어 가고 삭혀 가고 있을까요?
결코 짧은 시간에는 맛볼 수 없는 것들이 진정 저 항아리 속에서 무한한 변화를 일으키고 있을 거 같아요.
쉽지 않은 시간들을 보내고 우리와 만날 때에는 고요한 마음속에 진정한 맛을 던져주는 삶의 진리가 들려오지 않을까요?
오래전부터 항아리를 눈부시도록 말끔하게 세워두시던 어머니가 생각나는 것은 저만의 생각일까요. 자식들을 위해 당신의 마음 따위는 저 항아리 속에 넣어 익히고 삭히고 꽁꽁 숨겨두었던 어머니 마음을 봅니다.
세상에 어머니 마음보다 위대한 잠언이 어디에 또 있을까요? 고요히 안아주는 어머니 품을 그리워해 봅니다. 글=박해경 아동문학인
저작권자 © 울산제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