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앞바다 ‘게’가 전하는 풍요의 메시지
울산 앞바다 ‘게’가 전하는 풍요의 메시지
  • 김보은
  • 승인 2018.12.26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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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애 작가 15번째 개인전각양각색 ‘풍요로움’ 표현 31일까지 문예회관 제3전시장
26일 작품을 소개하고 있는 김정애 작가.
26일 작품을 소개하고 있는 김정애 작가.

 

붉은 게가 지닌 상징성을 통해 풍요를 기원하는 전시가 울산에서 이뤄지고 있다.

울산출신 서양화가 김정애 작가의 15번째 개인전에서다. 김 작가는 26일 울산문화예술회관 제3전시장에서 ‘게…걸음 걷다’를 주제로 전시를 시작했다. 전시는 오는 31일까지 이어진다. 김정애 작가는 2015년부터 게 연작 시리즈를 선보이고 있다.

그는 자신의 작품을 ‘지속가능성의 탐구’이자 ‘게와 인간과의 해학적 표현’이라고 소개한다. 그에게 게는 단순히 먹거리가 아니라 자신의 정신세계를 대변하는 존재다.

이번 전시에선 주로 ‘풍요’를 상징하는 작품을 선보인다.

딱딱한 껍질을 가진 게는 한자로 갑(甲)이다. 갑(甲)은 천간(天干)의 첫 번째 글자로 출세를 뜻한다. 게는 바다의 용왕 앞에서도 옆으로 걷는 ‘당당함’과 ‘떳떳함’을 나타낸다.

암수 구분 없이 섞여 있는 게들의 모습은 ‘다산’과 ‘다복’을 의미하기도 한다.

김 작가는 게가 지니는 ‘풍요’라는 상징성을 이용해 ‘결핍’을 해소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고향이 울산시 남구 남화동이다. 어린 시절 울산의 바닷가에는 해산물이 넉넉해 작은 게들을 잡고 놀았던 기억이 있다. 벌써 반세기전 이야기가 돼 버렸다. 전력생산을 위한 거대한 터빈을 식히는 냉각수로 바다가 활용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획량이 갈수록 줄어드는 ‘결핍’을 ‘풍요’를 이용해서 풀어보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그가 ‘게’라는 한 가지 소재를 이용해 ‘풍요’를 표현하는 방법은 각양각색이다.

풍요, 갈망을 상징하는 노란색 배경에다 그린 작품들이 다수 눈에 띈다. 또 게를 의인화해 보름달 아래 둘러앉은 가족의 모습을 그렸다. 푸르다 못해 까맣게 느껴지는 색으로 심해에 사는 게들의 어우러짐을 상상하기도 했다.

그는 “게는 다른 생물에는 없는 조형미를 갖고 있다. 정해진 방향 없이 움직이는 몸통, 다리 등에서 매력을 느꼈다”며 “옆으로 가든 앞으로 가든 목표지점은 같다고 생각한다. 옆으로 가는 게의 모습에서 느긋하게 살아가는 법을 배우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관람객들도 편하게 게의 모습을 감상하면서 마음을 치유하는 시간을 보내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정애 작가는 계명대학교 예술대학원 미술학과 석사를 졸업해 15차례의 개인전을 열었다.

마이애미 국제아트(미국), 중국 상해 국제아트페어(중국), SOAF 서울오픈아트페어(서울) 등 280여회 국내외 단체전에도 참여했다.

현재 한국미술협회, 울산미술협회, 울산인물작가회, 울산판화협회, 울산현대미술작가회, 울산전업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보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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