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욕 없는 성탄절
탐욕 없는 성탄절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12.25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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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성탄절이었다. 성탄절을 맞아 우리를 위해 이 땅에 오신 예수 그리스도를 생각하였다. 필자는 예수의 탄생만큼 인간 존재의 존엄성을 극명하게 드러낸 것은 없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 사회의 일부에서는 각종 차별과 병리현상으로 인간 존엄이 짓밟히고 파괴되는 탐욕의 일이 반복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성탄절은 여느 해보다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나지 않는다고 사람들은 말한다. 눈도 내리지 않고 미세먼지를 걱정해야 하는 날씨인데다 거리에는 캐럴마저 별로 들리지 않는다. 하지만 성탄절 분위기가 나지 않는다는 것은 꼭 이런 외형적인 모습 때문만은 아니다. 경제는 좀처럼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내년 전망은 더 암울하기까지 하니 걱정이다.

빈익빈부익부, 가계부채, 청년실업, 자영업자 위기, 투자와 소비 위축 등으로 우울한 날들이 계속되고 있다. 권력이나 부를 가진 자들이 직장이나 공공장소에서 없는 자들을 업신여기는 갑질문화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

정치인과 공직자들의 권력남용과 비리 의혹은 우리를 실망시킨다. 한반도 평화를 담보할 북한 비핵화 문제도 장기화되는 분위기다. 최근에는 기성세대의 잘못으로 꽃다운 나이의 젊은이들이 공장에서, 펜션에서 목숨을 잃었다.

베들레헴의 말구유에서 태어난 예수는 가장 낮고 천한 곳에서 가난하고 병들고 멸시받는 사람들과 함께했다. 혼자만, 내 가족만 행복한 성탄절이 아니라 소외된 이웃들과 사랑을 나누는 날이어야 한다.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은 많지만 이들을 돌보는 손길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각종 통계 수치가 이를 말해준다. 사랑의 열매, 연탄은행, 구세군 등의 모금액은 지난해보다 20∼30%씩 줄었다.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기념일인 크리스마스는 영어로 그리스도(Christ)의 미사(mass)를 의미하는 법정공휴일로 종교와 무관하게 마냥 즐거운 날이기도 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성탄절 메시지를 통해 탐욕과 이기심, 물질만능주의를 버리고 대신 검소함과 자선, 사랑을 실천하는 데 집중할 것을 권유했다.

한편, 대학교수들이 2018년 올해의 사자성어로 ‘임중도원(任重道遠)’을 꼽았다. ‘임중도원’은 ‘짐은 무겁고 갈 길은 멀다’는 뜻으로, 문재인 정부의 개혁이 중단 없이 추진되기를 바란다는 당부라지만 부정적인 의미도 내재되어 있다. ‘임중도원’의 경구는 구태의연한 행태를 답습하는 여당과 정부 관료들에게 던지는 숙제인 셈이다.

<교수신문>은 2001년부터 교수들을 대상으로 한 해를 사자성어로 풀어보는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50명의 예비심사단이 추천위원들이 추천한 사자성어 20개 가운데 5개를 골라 본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다른 것’을 끌어안을 수 있는 관용이 우리에게 너무 부족하다. 어느새 빈부 격차는 사회적 신분 차이로 고착되어 가고 있다. 예수는 낮은 곳으로, 차별받는 곳으로, 고통당하는 곳으로, 억울한 곳으로 오셨다. 그리고 그들을 위로하고 섬기고 사랑하셨다. 예수가 오신 참 의미를 되새기고 다짐하는 성탄절이길 기원한다.

내년 성탄절에는 비핵화가 진전돼 진정으로 ‘하늘엔 영광, 땅에는 평화’가 임하기를 소망한다. 집권 3년차를 맞는 문재인 정부도 나라와 국민을 위해 다시 마음을 다잡고 조직을 쇄신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사안마다 갈등하고 대립하는 우리 사회가 사랑과 용서, 화합을 생각하는 성탄절과 희망의 새해가 되기를 기도한다.

<신영조 시사경제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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