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오늘이다
뚜벅뚜벅
밥 벌러 나간다.
"또 오늘이다 뚜벅뚜벅 밥 벌러 나간다."
숫눈을 밟으며 차로 걸어간 발자국 따라 유리창에서 눈을 털어낸 차가운 손으로 시동을 걸고 밥 벌러 갈 준비가 끝난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렇게 명쾌하게 새벽을 여는 시가 또 있을까? 도둑눈이 쌓인 날에는 하루정도 쉴만한데도 가장 먼저 밥 벌러 나가는 부지런한 저 차 주인과 그 풍경을 디카시로 담아낼 수 있는 시인은 며칠 밥벌이는 한 것 같다.
밥 벌러 나와서 종일 시달리다 만난 디카시 '아침'. 사진이 있어 시가 돋보이고 시가 있어 사진이 깊어지는 작품을 만나 배가 부르다.
글=이시향 시인·아동문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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