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반구대 암각화 인근에 통일신라 건축물 흔적
울산 반구대 암각화 인근에 통일신라 건축물 흔적
  • 김보은
  • 승인 2018.12.19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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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대 구릉 서쪽 아래에 석렬시설 확인“주변 경관 조망 위한 누각 형태 추측돼”
조사지역 전경(암각화 맞은편 구릉과 평탄지).
조사지역 전경(암각화 맞은편 구릉과 평탄지).

 

국보 285호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 인근에서 그간 발견되지 않았던 통일신라 시대 건축물의 흔적이 발견됐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지난달 19일부터 반구대 암각화 전망대 주변에서 시굴조사를 실시해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19일 밝혔다.

이 조사는 장마철과 태풍에 따른 사연댐 수위 상승 때문에 5개월 만에 한 재조사다.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 주변 학술발굴조사는 지난 3월 8일부터 이달 14일까지 시행했다.

이번 조사에선 고고물리탐사 결과와 지형조건을 참조해 유적의 잔존 가능성이 높은 곳에 총 9개의 탐색 구덩이를 설치해 그 안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 일부 지점에서 통일신라 시대 석렬(石列, 돌로 만든 경계)시설과 조선시대 석렬, 집석 유구(돌무더기 흔적) 등을 확인했다.

통일신라 시대 석렬 시설은 현재 전망대가 자리한 구릉 서쪽 아래 퇴적층에서 확인했다. 2~3줄로 늘어선 석렬은 모래 사구 위에 지반을 단단히 하기 위해 점토와 목탄, 굵은 모래 등을 섞어 다져 그 위에 건축물의 기초시설을 세운 것으로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추정했다.

전망대 서쪽 탐색 구덩이에서 확인된 통일신라 시대 석렬시설.
전망대 서쪽 탐색 구덩이에서 확인된 통일신라 시대 석렬시설.

 

남상원 연구소 학예연구사는 “석렬은 구릉 급경사면과 평탄면 사이에 있으며, 구릉을 둘러싸고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며 “낮은 구릉이나 정상부에 세운 건축물을 보호하거나 경계를 지으려고 조성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구릉 정상부근에서 확인한 집석 유구와 석렬 시설을 통해 이 자리에 통일신라 시대부터 조선 시대에 해당하는 누각 형태의 건축물이 있었을 것으로 예상했다.

남 연구사는 “구릉에 자리한 집석 유구 위에서 많은 기와들이 출토됐는데 석렬 시설의 규모가 크지 않아 위치상 주변 경관을 조망하기 위한 누각 형태의 건축물로 전망한다”고 추측했다.

이외에도 폐기물을 쌓아둔 곳으로 추정되는 집석 유구를 전망대 동쪽 부근에서 확인했고 신라 고식(古式) 막새인 육엽(六葉) 연화문 수막새, 통일신라시대 팔엽(八葉) 연화문 수막새, 인화문(印花文) 토기 조각, 고려시대 혹은 조선시대 유물로 짐작되는 분청사기 조각 등의 유물이 출토됐다.

남상원 학예연구사는 “울주 천전리 각석(국보 제147호)의 명문 등과 더불어 이 일대 신라사 연구에 기초자료로 활용될 것”이라며 “추가 조사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며 내년 하반기 종합학술연구보고서를 통해 결과 발표가 이뤄질 예정”이라고 전했다. 김보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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