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물가 뜀박질에 서민가계 ‘한숨만’
밥상물가 뜀박질에 서민가계 ‘한숨만’
  • 김지은
  • 승인 2018.12.17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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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값 고공행진 치킨은 2만원 시대
채소·과자·커피·우윳값도 인상
식품 가격 오름세 하반기도 지속
올해 경기 침체기에서 벗어나지 못한 가운데 치솟는 밥상물가는 소비자들의 체감 경기를 더욱 얼어붙게 했다. 주식인 쌀을 비롯해 치킨과 커피를 필두로 식품·외식 물가가 고삐 풀린 듯 오르고 있으며 사상 유례없는 폭염의 여파로 채솟값까지 고공행진했다.

올해 초부터 이어져 온 식품 가격 인상은 연말까지도 지속되면서 서민들의 한숨소리가 깊어지고 있다.

17일 통계청과 농림축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올해 울산의 쌀 생산량은 1만9천812t으로 지난해(2만56t)보다 1.2% 감소했다. 이 기간 재배면적은 4천37㏊로 지난해(4천102㏊)보다 1.6% 줄었다.

전국 쌀 생산량 역시 386만8천t으로 지난해보다 2.6% 줄어들면서, 지난 10월 산지 쌀값은 80㎏당 19만3천656원으로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1년 전의 15만1천13원과 비교하면 28%, 지난해 최저치였던 6월의 12만6천767원보다 무려 52.7%나 오른 가격이다.

이는 2013~2016년 풍작으로 한때 12만원대까지 내려앉았던 쌀값을 회복시키기 위해 지난해 정부가 시장 격리 물량을 확대했고, 재배면적과 쌀 생산량이 지속적으로 줄어든 데 따른 것이다. 여기에다 쌀값 추가 상승을 기대한 농민들이 출하를 미루는 현상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는 폭염과 폭우로 채솟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기도 했다.

8월 울산지역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밥상물가와 밀접한 채소류를 비롯한 농산물 가격은 폭염의 영향으로 1년 전보다 4.6% 올라 전체 물가를 0.22%p 끌어올렸다. 이 중 채소 가격은 한 달새 24.1%나 올랐다. 이는 2016년 9월(36.4%) 이후 최대 상승 폭으로, 시금치(154.8%), 양배추(59.4%), 무(56.3%), 배추(55.7%), 상추(34.7%) 등 일부 품목의 전월 대비 가격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추석 이후 채솟값이 점차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으나 여전히 지난해보다는 큰 폭의 상승률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달 채솟값을 포함한 농산물 가격이 1년 전보다 10.5% 상승했으며, 기상 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품목을 기준으로 작성한 신선식품지수 역시 6.7% 올랐다.

인건비 상승과 원재료 가격 인상을 이유로 식품·외식 물가도 끝없이 오르고 있다. 특히 크리스마스와 각종 송년 행사가 몰린 연말을 맞아 업계들이 가격 인상 대열에 줄지어 동참하고 있다.

올해 8월 서울우유는 2013년 이후 5년 만에 흰 우유 1ℓ 제품의 가격을 3.6% 올렸다. 생산 비용 증가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남양우유가 10월 우유 제품 가격을 4.5% 인상했고, 1ℓ 제품의 용량은 900㎖로 줄여 사실상 10%나 가격을 올리는 효과를 냈다.

빙그레는 대표 제품 ‘바나나맛우유’ 가격을 내년부터 소비자가 기준 100원 인상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서민들의 대표적인 외식 메뉴인 치킨은 2만원을 웃도는 시대에 돌입했다. 대형 치킨 프랜차이즈 BBQ는 지난달 19일 대표 제품 ‘황금올리브’를 비롯해 ‘써프라이드’와 ‘자메이카 통다리 구이’를 각각 1천∼2천원 올렸다. 이에 따라 ‘황금올리브’는 1만6천원에서 1만8천원으로 됐다.

그러나 올해 들어 불어닥친 치킨업계 ‘배달비’ 열풍으로 상당수 지점에서 2천원 안팎의 배달비를 받는 점을 고려하면, 소비자가 ‘황금올리브’를 주문하려면 최소 2만원을 내야 하게 됐다.

과자 제품 가격 또한 무더기로 올랐다. 농심은 대표 제품 ‘새우깡’을 비롯해 19개 제품의 출고 가격을 지난달 6.3% 인상했다.

크라운해태는 5월 13개 제품 가격을 두 차례에 걸쳐 올렸고, 롯데제과는 4월 일부 제품의 가격을 인상했다.

이 외에도 대형 커피전문점 브랜드와 프랜차이즈 외식점이 잇따라 제품에 대한 가격을 인상하고 있다.

주부 최모(55)씨는 “경기가 여전히 좋지 않은데도 1년 내내 물가만 오르더라”며 “올해 기상 여건이 좋지 않아 채소를 비롯한 재료값도 크게 올라 장보기가 두려운데다 특히 외식업계가 인건비 부담을 내세우면서 가격을 인상하는 탓에 가족 외식 횟수를 줄일 수 밖에 없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또 외식 소비가 늘어나는 연말을 겨냥해 여기저기서 가격을 기습적으로 올리고 있다”며 “최근 분위기라면 내년에도 외식 물가는 계속 오를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김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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