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수, 300명도 많다
국회의원 수, 300명도 많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12.17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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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국회에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한창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모양이다. 이 제도는 전국 혹은 권역별 정당득표율에 비례해 정당별 총 의석수를 할당한 다음 정당별 총 의석수에서 지역구 의석수를 뺀 만큼의 숫자를 비례대표 의석수로 정하는 제도를 말한다.

만약 어느 권역의 전체의석이 50석일 때 한 정당의 권역별 득표율이 50%라면 이 정당은 총 25개의 의석을 얻게 된다. 이때 어느 정당이 한 권역에서 지역구 당선자 10명을 낸다면 권역별 득표율 덕분에 할당받은 25석 중 나머지 15석을 비례대표로 채울 수 있게 된다.

국회의원은 국민의 대표이기 때문에 자신과 당의 유·불리만을 생각해서 투쟁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오히려 국민의 소리를 귀담아듣고 옳고 그름을 생각하여 국민을 위해 자신을 희생한다는 정신으로 일을 하는 것이 도리일 것이다.

청년들은 취업을 위해 동분서주하면서 많게는 100여 군데에 취업원서를 넣지만 일자리 하나 변변히 구하지 못해 희망을 잃어가고 있다. 또 어린아이를 둔 엄마와 유치원장들은 소위‘유치원 3법’ 때문에 힘들어 하고, 비정규직 근로자들은 목숨을 담보로 산업현장에서 힘들게 하루하루를 버텨나가고 있다.

어디 그뿐인가. 자영업자들은 월세, 관리비에다 인건비까지 오르면서 하루에도 수없이 폐업을 하고, 기업은 기업대로 간섭과 여러 가지 규제로 투자의욕을 잃은 지 이미 오래다.

안정과 성장 속에서 투자와 번영이 이루어지고 일자리가 창출된다고 한다. 국회의원들이 지금까지 국민을 위해 제대로 일을 해 왔다면 어느 누가 실망하고, 욕하고, 원망하고, 무시하겠는가? 어느 노인이 추운 날씨에 온종일 폐지를 150kg이나 모았다가 팔아서 얻은 수익이 고작 1만원밖에 안 되더라는 가슴 아픈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서민생활이 이처럼 힘든 연말에 소수 정당의 두 대표가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목숨을 걸면서 단식투쟁에 나섰다가 며칠 만에 중단한 일이 있었다. 단식투쟁이 효과가 있었던지 이들은 표면적으로나마 거대 양당의 묵시적 승복을 이끌어내고 단식을 중단했다고 한다.

필자는 문제가 정개특위 위원장이 현재 300명인 의원 정수를 60명 더 늘려 360명으로 하려는 속셈에 있다고 생각한다. 또 다른 한 명의 대표가 의원세비를 20% 삭감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꺼낸 것도 문제라고 생각한다.

의원 정수를 늘리는 것이 진정으로 국민의 이익을 위하는 것인지, 그것이 소수 정당의 유·불리만을 생각한 것은 아닌지, 스스로 가슴에 손을 얹고 냉철하게 질문해 보기를 권유한다.

의원세비 20% 삭감으로 국회의원 30~60명을 늘리겠다는 발상은 국민을 우습게보고 하는 말장난이다. 국회의원 한 사람에게 보좌진이 9명(정규직 7명. 인턴 2명)씩 딸린다고 가정해 보자. 총 270~540명이나 되는 직원들의 인건비, 의원 개인별 의원회관 사무실 관리유지비. 관리직원 인건비 등 직간접 경비 전체를 감안하면 엄청나게 많은 국민 세금이 들어가야 하는데 이 분명한 진실은 왜 모른 척하는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제발 국회의원들이 국민이 무엇을 바라고 원하는지 두 눈, 두 귀로 바로 보고 들었으면 한다. 그리하여 국민들의 답답한 가슴을 뻥 뚫어줄 수 있는 일을 해낼 때 국민들은 박수만이 아니라 더 큰 것도 허락할 것이다.

국회의원들은 자신과 소속 정당의 이익만을 위해 투쟁할 것이 아니라, 단 하루라도, 힘들고 고통스럽게 살아가는 국민들을 위해 투쟁하고 단식하는 마음을 가졌으면 한다. 국회의원 수는 300명도 많다고 생각한다.

<문병원전 울산시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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