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와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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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12.13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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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 7기 울산시가 출범한 지 6개월 째 접어들면서 울산 발전을 위한 지방정부의 정책 변화가 곳곳에서 꿈틀거린다. 가장 큰 건 역시나 울산의 신성장동력이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이전 정부가 추진했던 자동차와 조선, 석유화학 등 기존 주력산업의 고도화에 부유식 해상풍력, 신북방견제협력, 혁신도시 중심의 균형발전 등 선 성장동력이 눈길을 끈다. 여기에 오래 전부터 지역의 새로운 먹거리로 자리매김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관광정책도 틀이 바뀌고 있다.

민선 6기가 태화강을 중심으로 남구와 중구에 걸친 도심 관광정책을 추진했다면 이번 정부는 태화강은 가급적 조용한 힐링공간으로 남겨두고 휴양지 성격이 짙은 동구 일산해수욕장과 대왕암공원 중심으로 관광정책을 집중하고 있다. 조선업 불황으로 장기간의 경기침체를 겪고 있는 동구지역 경기 활성화 요구와 맞물려 최근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이전 정부가 울주군 신불산 일대에 추진하려 했던 케이블카 사업이 동구지역으로 이동해 해상케블카 설치가 적극 검토되고 있고, 복합문화관광호텔 등 각종 위락시설을 확충해 해운대 같은 종합휴양지로 키우려는 노력들이 가해지고 있다.

교육정책도 눈길을 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울산형 시립대학으로 송 시장이 공약한 사항 중에서도 역점적으로 추진 중이라는 이야기가 들린다. 이와 관련, 그동안 실체가 모호했던 울산형 시립대학의 윤곽을 드러냈다.

궁극적으로 프랑스 민간 교육기관인 ‘에콜42’ 방식이 유력해 지고 있다.

이는 지난해 울산과학기술원(UNIST)을 퇴직한 뒤 포스텍(POSTECH)으로 자리를 옮긴 임진혁 교수가 울산시에 제안한 내용으로 울산시는 지난달 포스텍 방문을 통해 이를 재확인했다.

임 교수가 제안한 울산형 열린 시립대학은 프랑스 민간 교육기관인 ‘에콜42’에 가장 근접했다. ‘에콜42’는 교수 없이 학생들이 실제 기업 현장에 발생하는 기술과제를 팀 프로젝트를 통해 해결하는 방식으로 수업이 진행되는 시스템이다. 강의를 하지 않기 때문에 교수가 없고, 교과서도 없으며, 학비도 내지 않는다.

학위는 없으나 학생들이 상호 평가로 점수를 매긴다. 현재 ‘에콜42’ 졸업생들은 대부분 글로벌 IT기업에 취업하고 있다. 유럽 모빌리티 기업인 ‘블라블라카’의 핵심 임직원들도 대부분 ‘에콜42’ 출신으로 알려져 있다.

‘에콜42’는 연간 3천명의 학생을 모집하는데 지원을 원하는 학생은 홈페이지에서 논리력, 사고력 테스트를 통과하면 기본 지원 자격을 얻을 수 있다.

입학생은 4주에 걸친 라 삐신(la piscine)을 통해 선발되는데, 이 기간 동안 지원자들은 매일 과제를 받아 다른 지원자와 협업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관련해 정부도 지난 8월 열린 혁신성장 관계장관 회의에서 내년 플랫폼 경제를 위한 전략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에 따르면 전략투자분야 활성화를 위해 5년간 인력 1만명을 양성하고, 이를 위해 에콜42 등을 벤치마킹한 비학위 과정을 설립할 계획이다. 이 밖에 최초의 울산경제자유구역 지정도 추진 중이고, 시장 공관을 활용해 복합개발사업을 벌이려는 계획도 새로운 시도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일이란 게 그렇다. 벌이기는 쉽지만 마무리는 늘 쉽지가 않다. 중간에 어떤 돌발변수가 생길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도 가능한 경우의 수를 꼼꼼히 파악해 철저하게 대비 한다면 돌발변수를 줄일 수 있다. 시로 시작하는 어떤 사업이든 소중한 혈세가 들어가는 만큼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가는 신중한 운영을 기대한다.

<박선열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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