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안전도 함께 달리게 해야
KTX, 안전도 함께 달리게 해야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12.12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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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토요일 아침 7시35분경, 강릉을 출발해 서울로 향하던 KTX 806호 열차가 탈선한 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오전 라디오로만 뉴스를 듣고 있던 나는 큰 인명피해가 없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저녁나절에야 TV 뉴스로 사고 영상을 보다가 생각이 완전히 바뀌면서 가슴을 쓸어내리는 아찔함을 느꼈다.

대형 참사로 이어지지 않아서 천만다행이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당시 객차 내부의 상황은 한마디로 아수라장이었다고 한다. 기차가 선로를 이탈해 전복하는 바람에 승객들은 중심을 잃고 바닥에 미끄러져 넘어졌고, 승객들의 짐들은 마구 굴러다녔다고 한다.

사고 열차에는 198명의 승객이 탑승해 있었고 10량의 객차 중 앞쪽 4량이 선로를 이탈했다. 기관사, 승객 등 14명이 경상을 입고 현재 치료 중이다. 더욱 아쉬웠던 것은, 승객들의 안전한 대피를 적극적으로 도와야 할 승무원들도 객차가 기울어지면서 속수무책으로 안전을 위한 구조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에서는 이번 사고의 주요 원인을 선로전환기(=열차가 달려야 할 선로로 변경해주는 기계적 장치)와 그 회선의 연결이 잘못되어 일어난 신호시스템의 오류라고 가닥을 잡았다. 그런데 이 부분이 설계단계에서부터 잘못된 가운데 지난해 9월 최초로 설치되었다고 하니, 더더욱 한숨만 나온다.

사고의 원인이 이미 잠재되어 있었다는 얘기가 된다. 최근의 열차사고 일지를 살펴보자. 11월 19일, 서울역으로 진입하던 KTX열차가 선로를 보수 중이던 굴착기의 측면을 들이받아 작업자 3명이 다쳤고, 다음날 오송역에서는 단전사고가 발생해 KTX 120여 대의 운행에 차질을 빚었다.

국토교통부는 이번 사고들의 심각성을 느끼고 감사원에 코레일의 차량 정비와 이후 대책에 대한 감사를 청구했고, 오영식 코레일 사장은 최근에 잇따라 발생한 열차사고들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표를 제출했다.

그 외에도 다양한 노력과 대책들을 강구하고 있지만, 무언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감출 수 없다.

KTX(=Korea Train Express, 한국형 고속철도)는 다른 교통수단과는 달리 시속 200km가 넘는 빠른 속도로 많은 승객들을 태우고, 지상의 정해진 철도를 달린다는 점에서 작은 원인이 작용해도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음을 주지해야 한다.

따라서, 평소에 실시하는 점검활동을 비롯해 정상적인 운행을 보장하는 예방정비나 유지보수를 오직 원칙에 따라서 해야만 한다. 여기에는 한 치의 오차도 있어서는 안 된다.

놀라운 사실은, 이번에 알게 된 일이지만, 평소 KTX를 탈 때 승객들의 안전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줄 것으로 알고 있는 승무원은 안전담당자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KTX에서 안전담당자는 코레일 직원인 열차팀장뿐이고, 승무원은 코레일 자회사인 코레일관광개발 소속으로 인사, 승차권 확인, 안내방송 등 승객서비스 업무만 수행한다는 것이다.

만약 승무원이 안전업무를 수행하면 파견법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한다. 이 부분은 무언가 매끄럽지 못하다는 느낌이 든다.

만약 위기의 상황이 닥칠 때는 능력을 갖춘 이들의 총력을 효율적으로 동원하여 최단 시간 내에 극복해야 한다. 철도안전법상 승무원의 책임은 무겁지만, 승무원들이 안전업무에서 배제되고 있는 현상은 신중하게 재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이번 KTX 탈선사고의 원인에 대해 안전점검인력 부족, 비상제동장치의 결함, 블랙박스 미설치와 같은 문제점들이 곳곳에서 언급되고 있다. 이번 기회에 철도교통 전반에 대해 다각도로 꼼꼼하게 점검하고 미흡한 분야가 있다면 성찰의 자세로 과감하게 보완, 발전시켰으면 한다.

이미 소는 잃었지만, 외양간을 더욱 튼튼하게 고친다면 두 번의 과오만은 결코 겪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현재 승무원에 대한 안전교육은 분기마다 6시간씩 인터넷 강의로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안전은 이론이 아니라 실전이다. 열차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상황들을 상정한 가운데 이루어지는 반복적인 행동의 숙달만이 위기 상황에서 자동반사적으로 대응하게 하는 진가를 발휘할 수 있다.

이번 사고에서 승객이었던 국군 장병들이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승객의 구조를 도운 훈훈한 미담 속에서도 그런 교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정부에서 그토록 강조하는 ‘국민 안전권 보장’의 진정한 첫걸음은 형식적인 사고예방 활동에 있는 것이 아니다.

평소부터 끈질기고 집요하게 안전위해 요소를 찾아내 그것을 적시에 조치하는 각 분야 담당자들의 노력과 열정이 절실한 시점이다.

<김기환 민방위 전문강사 예비역소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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