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주지역의 신시 시대 문화유산
만주지역의 신시 시대 문화유산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12.09 20: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호까지는 단군조선 관련 문제와 환국 관련 기록의 문제점을 산책했다. 이번에는 ‘삼국유사’ 단군사화에 우리 겨레 최초의 국가라고 기록된 환웅의 신시의 흔적을 짚어본다. 먼저, 환웅이 태백산정에 내려온 이후의 환웅 관련 기록을 살펴본다.

“환웅(桓雄)은 무리 3천 명을 거느리고 태백산(太伯山) 마루턱에 있는 신단수(神檀樹) 밑에 내려왔다. 이곳을 신시(神市)라 하고, 이 분을 환웅천왕(桓雄天王)이라고 이른다. 그는 풍백(風伯)·우사(雨師)·운사(雲師)를 거느리고 곡식·수명(壽命)·질병(疾病)·형벌(刑罰)·선악(善惡) 등 모든 인간의 360여 가지 일을 주관하여 세상을 다스리고 교화(敎化)했다. 이때 일웅일호(一熊一虎)가 같은 굴속에서 살고 있었는데…그 아기의 이름을 단군 왕검(檀君王儉)이라 했다.”

‘풍백(風伯)·우사(雨師)·운사(雲師)를 거느리고 곡식·수명(壽命)·질병(疾病)·형벌(刑罰)·선악(善惡) 등 모든 인간의 360여 가지 일을 주관했다’는 기록으로 미루어 법과 제도를 갖춘 국가사회였다고 볼 수 있다. 윤내현은 마을사회로 보지만 나는 고을나라 사회나 국가사회라고 본다. 따라서 당연히 그런 유적과 유물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지만, 광복 73년이 지난 지금까지 우리 역사학계에서는 아무도 무엇이 환웅의 문화유산이라는 것을 밝히지 않았다. 단군의 건국도 신화라고 하려니 그 이전에는 관심을 가질 수 없었기 때문이리라.

그러나 다행히 중앙대에서 역사학 박사학위를 받은 김종서 역사모 회장이 이 분야를 연구하여 책도 내고 역사의병아카데미에서 강의도 했다. 그 내용을 요약하여 소개한다.

“인류사회는 정착생활을 한 마을사회 이후 끝없는 투쟁의 과정에서 고을나라, 고대국가사회로 연결되어 왔는데, 그런 문화 중 세계 4대 문명보다 앞선 문명이 요하문명이고, 요하문명보다 앞선 문화가 흑룡강문화이다. 이 두 문명이 우리 문화유산이라고 말하기 위해서는, 흑룡강·요하유역이 고대 한국의 영토였다는 것을 증명하여야 하고, 흑룡강·요하유역·한반도가 동일한 문화권이었다는 것을 증명하여야 한다.

그래서 내가 역사기록에 나오는 지명들 간의 거리를 재는 방법으로 위치를 확인한 결과 고조선과 한사군의 서쪽 경계가 영정하(永定河, 북경·천진 서부)였으니 그 동쪽은 당연히 우리 문명권이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①빗살무늬토기 ②옥귀걸이 등 멋 내는 옥문화 ③제천단 ④상투문화 ⑤적석총문화 ⑥곰 부족 명칭 ⑦용을 인간세상과 천국을 왕래하는 탈것으로 생각하던 문화 ⑧움집과 뼈대집 건축문화와 돌로 성을 쌓는 문화 ⑨비파형 동검 ⑩명도전 ⑪참선 문화 ⑫가면 탈 등 소위 내가 ‘신시문화’라고 부르는 12가지 문화유산들이 흑룡강·요하유역과 한반도에 동일하게 존재하고 있으므로 이 지역이 동일문화권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부분은 좀 더 많은 연구가 이어져야 보편적 이론으로 받아들여지겠지만, 기록으로 보거나 발굴된 유적과 유물로 봐서도 단군왕검의 고조선이 이러한 신시를 이어서 생겼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런데, 현재의 국사학계처럼 주체적 시각을 갖지 못하고 널리 알려진 역사기록조차 조선총독부의 식민사학자들이나 중국의 동북공정 이론가들만큼도 연구하지 않는다. 그렇다 보니 신시 시대 사람들이 남긴 흑룡강 문화(서기전 1만~2천100), 요하문명(서기전 6천200~서기전 2천920)을 우리 문화라고 말하는 사람이 없게 된다. 일부 학자들이 이 지역 후기 문화를 고조선과 연결시키기는 하지만 신시 역사를 모르니 단군 이전의 유물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못하므로 중국의 문화유적이 되게 된다.

우리가 겨레의 역사에서 이런 초기 사회의 역사가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국가사회 또는 민족이라는 ‘한 덩어리’가 되는 배경과 과정이 그 속에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삼국유사’ ‘고조선 조’는 이런 과정과 정신이 잘 요약된 기록이다. 다른 많은 기록들과 유물 유적, 민속 등을 연결지어 치밀하게 연구한다면 우리 겨레의 시원사를 제대로 복원할 수 있을 것이다.”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