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과 세상 바꾸는 일에 동반자 될 것”
“울산과 세상 바꾸는 일에 동반자 될 것”
  • 김정주
  • 승인 2018.12.04 22: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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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나봤습니다-손종학 울산광역시의회 의원
첫 행감기간에 송곳질문으로 두각
같은 당 송철호 집행부도 못 벗어나
평소의 신념 "시의원은 거수기 아니다"
"합리적 대안이라면 얼마든지 수용"
손종학 울산시의원.
손종학 울산시의원.

 

원칙 중시하다 얻은 별명 ‘독일병정’

“독일병정” 공무원 재임 시절에 얻은 별명이다. 원칙을 중시하고 타협을 모른다 해서 붙여진 별명이라 했다. 그래서일까. 그의 이력서에는 3회(1∼3회)나 연임한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 울산광역시지부장’이란 남다른 흔적이 늘 따라다닌다.

그의 이 독특한 캐릭터는 그를 괴짜로 보는 사람 수를 불어나게 만들었다. 지지난해(2016년) 1월 6일의 명예퇴직으로 ‘햇수로 36년’이나 되는 공무원 생활을 접은 직후 그가 찾아간 곳은 울산환경운동연합 사무국이었다. 무보수 활동가로 일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퇴임 전 후배 공무원들에게 제가 한 말이 있습니다. ‘공무원 그만두면 환경·탈핵운동에 뛰어들 터이니 내가 기자회견장에 나타나더라도 절대 놀라지 말라’는 것이었습니다.”

그가 좋아하는 문구 중에는 “‘전쟁보다 평화”라는 것도 있다. 평화운동에 앞장서는 것은 또 하나의 꿈인 셈이다. 그렇다고 꿈의 문을 꼭꼭 걸어 잠그는 일은 없다, 퇴임 이후 한동안 길거리에서 탈핵운동에 나섰던 것처럼 의원 배지를 달고 있는 동안에도 그는 평화운동이란 또 하나의 꿈에 도전한다는 각오와 씨름을 하고 있다.

환경운동 이어 문학·연극에도 도전

손종학 울산광역시의회 의원(61). 올해 마지막 정례회의 바쁜 시간대를 잠시 비켜간 지난 1일(토요일) 오후, 의사당 2층 의원연구실에서 그를 만났다. 1957년생이니 시의원 22인 중 생일이 가장 빠르다. 그런데도 얼굴은 누가 봐도 동안(童顔)이다.

‘아이다운’ 것은 얼굴만이 아니다. 마음도 문학소년 즉 동심(童心)의 영역에 머물러 있다. “시인이 되겠다는 생각에 작년(2017년) 3월 방송통신대 국어국문학과 3학년에 편입했지요. 그런데 그게 뜻대로 안 되던데요. 너무 벅차겠다 싶어 1학기만 마친 상탭니다.

그러고 보니 욕심이 꽤 많아 보인다. 샘솟는 욕심은 연극에도 도전장을 내밀게 했다. “명예퇴직을 하고 나서 문을 두드린 곳이 전우수 씨가 대표로 있는 ‘극단 푸른 가시’였습니다. 길손1, 2 같은 단역을 맡아서 딱 한 번 무대에 올랐는데 6·13 지방선거 바람에 그것도 단념할하고 말았지요.” 그를 단역으로라도 무대에 오르게 한 연극의 제목은 ‘우동 한 그릇’. 그는 곱빼기 한 그릇도 못 시킨 채 중도하차한 셈이 됐다.

어디서 그의 이런 꿈이 자랐을까. 이력서를 잠시 뒤져보니 해답의 실마리가 조금은 보인다. 숱한 직함 중에 ‘울산문화예술회관 관리과장’, ‘울산박물관 설립추진단장’이란 직함도 있다. 그의 이러한 경력은 의정활동의 포부로도 이어진다.

“공무원 때와 생각 달라… 시민이 먼저”

올해 처음 경험한 행정사무감사 기간 동안 손 의원은 그 특유의 송곳질문으로 곧잘 화제의 주인공으로 등장했다. 당이 같은 민주당 소속 송철호 시장 체제의 집행부(울산광역시)도 예외가 아니었다. “아군인지 적군인지 피아(彼我) 식별도 할 줄 모른다”는 비아냥거림이 그를 겨눈 것은 당연지사. 하지만 이 또한 ‘신념의 소산’이라는 게 당당한 그의 말이다.

“공무원 시절하고는 생각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주민 먼저, 시민 먼저’라는 위민(爲民)적 생각의 지배를 받게 된 겁니다. ‘당연히 우리 편이겠지’ 하고 기대했던 후배 공무원들이 당황스러워하는 것도 무리가 아닐 겁니다. 저는 이제 공무원 편이 아니라 시민의 편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거기에다 한 마디를 더 보탠다. “시의원은 거수기가 아닙니다. 아닌 건 분명 아니라고 해야지요. 다만 합리적 대안이라면 얼마든지 수용할 용의가 있습니다.”

주민과 시민을 위한 의정활동의 밑그림이 어떤 모양새인지 궁금했다. 잘 정리된 노트처럼 그의 말에는 군더더기가 없었다.

“첫째는 ‘안전’입니다. 울산에 원전 방사능으로부터의 안전, 화학사고로부터의 안전만큼 중요한 것이 어디 있겠습니까? 제가 행정안전위원회를 자원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 대목에서 그의 말은 열변으로 변한다. “아시다시피 고리와 월성에 포위된 우리 울산은 부산, 경주보다 훨씬 더 위험합니다. 시민 100만 명이 포로 비슷한 신세 아닙니까? 원전 밀집도 세계 1위, 원전주변지역 인구밀도 세계 1위. 세계 어디에 이런 도시가….”

의정 3대 목표 ‘안전·청년·문화예술’

그의 얘기는 ‘전국 최대 규모’로 손꼽히는 울산석유화학단지 쪽으로 옮겨 갔다. ‘화약고’란 표현이 등장했다. 시의원 6인이 참여하는 의원연구단체 ‘행정포럼’의 대표이기도 한 그는 지하배관의 안전성을 진단하는 12·12 세미나 준비 얘기도 꺼냈다. 전재영 코렐테크놀로지(주) 사장과 공영민 울산대 교수도 참석 대상이며, 이 세미나를 시작으로 석유화학단지 지하배관망 조사→정밀지도 작성으로 이어지는 로드맵을 이미 그려놓았다고도 했다.

‘손종학표 의정목표 3종 세트’의 두 번째 주제는 ‘청년’. “가장 무서운 적은 울산 인구의 고령화라고 생각합니다.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이 청년 정책에 대한 주목입니다. ‘울산청년정책포럼’ 자문역을 맡은 것도 그 때문입니다.” 그의 배경설명이다.

손 의원이 세 번째 겨냥하는 것은 ‘문화예술 종사자들의 여유 있는 삶’이다. 구체적인 속살은 차츰차츰 채워나갈 작정이다. 그 속에는 ‘비(非)상설 시립극단 창단’ 계획도 들어가 있다. 시는 기획, 홍보만 맡고 나머지는 민간 공연단체에 돌아가며 맡기는 방식이다.

또 다른 초점은 장애인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에게도 맞춰져 있다. ‘울산광역시 평생교육진흥 조례’의 일부 개정에 앞장서서 성사시킨 것이 좋은 본보기다. “장애인과 다문화가족 등 소외받는 약자의 평생교육을 보장하는 내용을 담았지요. 이런 게 바로 생활정치라고 생각합니다.”

“출마 반대 아내, 저보다 더 열성적”

그의 ‘생활정치’에는 피부에 더 가까이 와 닿는 것도 있다. 십 수 년을 끌어온 옥동 군부대 이전 문제다. 그 시기를 앞당겨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멋진 복합생활공간으로 꾸미는 것이 남은 과제다. “제가 서면질문을 통해 시장님 결심을 이끌어낸 사안입니다. 제2회 추경에 반영된 용역발주 예산 2억5천만원이 마중물 역할을 할 겁니다.

주민과의 협의를 통해 울산시민 전체가 시간행복을 누리는 공간이 되게 할 생각입니다.” 약 10만㎡(3만1천평) 가운데 약 3분의 2는 청년부부의 보금자리로, 나머지는 문화·예술·체육이 한데 어우러지는 복합공간으로 개발한다는 것이 그의 구상이다.

스스로를 ‘행복배달부’, ‘옥동신사’라 부르는 손종학 의원. 그에게는 첫 정치 도전마당 6·13 지방선거에서 당선의 영예를 안겨준 숨은 주인공이 있다. 친척 소개로 1년 교제 끝에 백년가약을 맺었다는 그의 아내 윤차옥(59) 여사다.

“저보다 더 뜨거운 사람이지요. 심규명 변호사 등 세 분한테서 거의 동시에 출마 권유를 받고 아내의 허락을 받는 데 꼬박 석 달이 걸렸습니다. ‘평범한 삶’을 원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운동기간에는 아침 6시부터 밤 11시까지 몸을 아끼지 않는 맹렬여성이었습니다. 경쟁후보 쪽에서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

그러나 요즘은 출마 문제로 마음고생 시키던 그때의 아내가 아니다. 손 의원이 의정활동으로 바쁘면 선거구 관내 행사장에 대신 달려가 얼굴도장까지 찍어준다. 그래서 늘 고마운 반려자다.

성안초등-대현중-울산고(20회)를 차례로 나왔다. 부친의 안태고향은 중구 백양사 뒤편 ‘성안본동’. 경주손씨 가문이 8대째 집성촌을 이루며 살던 곳이기도 하다.

부인 윤 여사와의 사이에 외아들 창익(19) 씨를 두고 있는 가훈은 지행(知行). “알면 행하라”는 뜻이라 했다. 시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그는 이렇게 간추린다. “‘힘없는 백성이 기댈 곳은 그래도 정치뿐’이란 말에 저는 크게 공감하고 있습니다. 공무원 생활에서 체득한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울산을 바꾸고, 세상을 바꾸는 길에 동반자가 되겠습니다.”

글= 김정주 논설실장·사진= 장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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