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유택 평양과기대총장 울산방문의 의미
전유택 평양과기대총장 울산방문의 의미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11.28 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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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간에 ‘격세지감’이란 말이 나오고 있다. ‘북한 유일의 사립대학’, ‘남북합작으로 설립한 이공계 특수대학’이란 꼬리표가 따라다니는 평양과학기술대(이하 ‘평양과기대’) 총장의 울산 방문 소식을 전해들은 시민들이 터놓는 말이다. 28일 울산을 찾은 전유택 평양과기대 총장은 사실 북한시민이 아닌 미국시민권자다. 그래도 ‘평양’이란 지명이 주는 의미는 매우 각별해 보인다.

평양과기대 총장의 울산 방문 목적은 울산과기원(UNIST, 총장 정무영)과 ‘남북 학술교류 및 공동연구를 위한 협약 체결’이었다. 이날 두 대학 총장은 UNIST 대학본부 6층에서 학술교류협약서에 정식 서명하고 교육과 연구역량을 높이기 위한 교류를 활성화하기로 약속했다. 아울러 우리 정부의 대북관계 정책 방향과 속도에 맞춰 남북한의 과학기술 발전을 위한 전략적 방향도 같이 모색하기로 다짐했다. 구체적인 추진계획은 △교수·학생 상호교류 △연구·산학협력 공동추진 △학술회의 공동개최 △학술자료·출판물의 상호교환이다. 역사적 협약체결 현장을 UNIST 측은 정무영 총장, 신현석 대외협력처장, 장준용 대외협력팀장이, 평양과기대 측은 전유택 총장, 윤상권 법인사무총장, 이승율 전 대외부총장이 줄곧 지켰다.

이날 평양과기대 총장을 UNIST 관계자 못지않게 반긴 이들이 있었다. 송철호 울산시장과 울산시남북교류협력위원회(이하 ‘남북위원회’) 관계자가 바로 그들이다. 지난 22일 출범한 남북위원회로서는 평양과기대 총장 일행의 울산 방문이 남북교류의 첫 물꼬를 트는 상징적 사건이나 다름없었다. 전유택 총장 일행은 이 같은 분위기를 감안, UNIST 방문에 앞서 울산시부터 찾았고, 울산시는 이들을 ‘귀한 손님’으로 환대했다.

남북교류협력 의지가 누구보다 강한 송 시장은 평양과기대 총장 일행과 환담하는 자리에서 학술외적 희망사항도 거리낌 없이 피력했다. 전 총장 일행에게 울산의 현황과 성장잠재력을 소개했고, ‘1997년부터 시작된 남북교류협력 사업에서 울산항이 인도적 지원의 통로였음을 상기시켰다. 그러면서 “울산의 특성에 맞춘 다양한 남북교류협력 사업을 추진하고 싶다”고 그 나름의 포부를 밝혔다.

평양과기대가 대구경북과기원(DGIST)이나 포항공대(포스텍·POSTECH)가 아닌 울산과기원(UNIST)과 먼저 손을 맞잡았다는 사실에서 울산시민들이 느끼는 감회는 남다를 것이 분명해 보인다. “남북 평화협력 시대를 울산이 선도한다”는 느낌이 강하게 다가올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2018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연구자’를 7명이나 배출한 UNIST의 저력을 바탕으로 한 대외적 신인도와 ‘남북교류협력의 전도사’를 자임하는 송철호 시장의 열정 덕분이라 해서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울산시는 앞으로 북한사진전 개최(12월), 남북경협 선도도시 토론회 개최(12월 14일), 남북교류협력추진단 구성 등 다양한 구상을 차근차근 실행에 옮기고 있다. 이날 방문단 일행을 수행한 김창현 남북교류협력위원은 28일의 일정이 남북위원회의 첫 사업이라는 데 큰 의의가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남북의 물살을 거침없이 가를 ‘송철호號’의 순항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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