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칼럼]‘울산학생 대토론 축제’ 참관기 下
[학부모 칼럼]‘울산학생 대토론 축제’ 참관기 下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11.28 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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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들의 의견과 고민거리도 들어보자. “첫째, 수업과목을 다양화하려 해도 교사를 충원하지 못해 일반교과 교사가 예체능 수업을 진행하는 웃지 못 할 일이 생긴다. 둘째, 교사들은 자유학기제 업무를 회피하는 경향이 강하다. 셋째, 수도권과는 달리 지방은 교육인프라가 충분하지 못해 교사들이 당황스러워 한다. 넷째, 자유학기제 관련 연구보고서에 긍정적 피드백은 있어도 문제해결 방안은 없어 보완책 마련에 어려움이 많다.”

고교생들은 진로·진학에 관한 의견이 주를 이루었다. “첫째, 진로담당교사의 비전문성은 형식적 교육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교사의 자질과 전문성을 향상시키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둘째, 진학지도가 극소수의 학생들에게 편중되는 경향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셋째, 교내 수행평가 기준이 명확하지 못하고, 과정중심 평가 시스템은 공정하지 못하다는 지적을 받는다.”

교사들은, 만약 교사의 강압적·비합리적 태도가 눈에 띄면 학생은 자신의 권리를 스스로 찾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이를 바로잡을 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생들은 학생참여 시스템과 공정성의 미흡을 지적한 반면, 교사들은 학생들의 자율적인 권리 쟁취를 요구하는 것 같았다. 교육현장에서 막혀있는 지점이 바로 이 점이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다.

이처럼 학생들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서로의 고민을 나누고 교육의 발전방향을 논했다. 토론회를 지켜본 노옥희 교육감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즉 학교업무 정상화 추진위원단을 만들어 교사의 업무 경감을 지원하고, 울산진학정보센터를 1층으로 이동·배치해 상시지원 체계를 갖추는 한편, 교사연수 관련 예산을 늘려 전문성 향상을 위해 애쓰겠다는 것이었다.

다만 다음 몇 가지는 아쉬움으로 남았다. 학생 토론회를 참관하는 학부모가 그리 많지 않았고, 홍보 부족으로 학생들이 토론회 정보를 공유하지 못한 점이 그것이다. 학교별 참여자를 학교당 1명씩으로 제한한 탓인지 학생회 간부가 주로 참석한 것은 이해하기가 힘들었다. 앞으로는 특정 학생을 지정하기보다 학교에서 같은 주제의 토론회를 미리 마련한 다음 취합된 의견을 대표학생이 나가서 발표하고 그 성과는 학생들이 공유하게 한다면, 학생들 스스로 “나도 교육정책에 동참했다”는 자부심을 갖게 되지 않을까?

사회를 맡은 교사의 ‘학생 참정권’ 필요성 제기가 이번 토론회 말미에 잡힌 것 역시 아쉬움으로 남았다. 토론회를 좌장이 아닌 사회자가 진행하고 학생들의 의견에 대한 답변을 사회자가 조목조목 이어가는 것은 참으로 낯선 풍경이었다. 학부모참여 토론회에서는 전혀 거론되지 않던 ‘학생 참정권 요구‘가 왜 학생 토론회의 화두로 등장했는지, 그렇다면 학부모는 ‘학생 참정권 요구’와 전혀 무관했는지 되묻고 싶었다. 학부모를 진정한 교육의 동반자 겸 주체로 여겨 학부모와 학생을 동시에 떠올리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쉬 떠나지 않는다.

이선주 울산시교육청 어울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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