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자대상 ‘성인지 감수성’교육 “똑바로”
‘교육자대상 ‘성인지 감수성’교육 “똑바로”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11.25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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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교육현장에는 청산해야할 교육적폐들이 의외로 많다는 소리를 이따금씩 듣는다. 걱정스러운 것은, 그러한 교육적폐들이 사건이나 사고가 터져야 비로소 바깥으로 알려지기 십상이라는 사실이다. 뜻밖의 사건·사고를 계기로 불거지는 교육적폐는 어찌 보면 ‘빙산의 일각’일지 모른다. 청소년기의 학생들을 올바로 선도·지도해야 할 교사나 교육행정가, 외래강사 중에는 아직도 ‘정신 못 차리는’ 이들이 적지 않은 것 같아서 하는 소리다.

최근에만 해도 울산 시민들의 이맛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들이 꼬리를 물고 일어났다. 가장 최근에는, 남녀공학인 A고교에서 전교생에게 쥐어준 가정통신문의 내용이 말썽이다. 취재진에 따르면 이 학교는 지난달 ‘성적 수치심을 일으킬 만한 내용의 가정통신문을 학생 들에게 나눠주었다. 도대체 어떤 표현이 들어갔던 것일까?

지난달 28일 한 온라인 SNS에 올라온 이 학교 가정통신문의 내용은 수천 번의 리트윗을 거치면서 논란을 부채질했다. 청소년 흡연과 음주에 대한 경각심을 심어주기 위해 작성했다는 이 가정통신문 ‘다’ 항에는 ‘여자가 술을 취할 정도로 마시는 것은 성적 욕구의 간접표현으로 오해하는 남자가 많다’라는 표현이 들어갔다. 일각에서는 “학교가 사회 분위기의 변화를 읽지 못하고 잘못된 인식을 계속 지니는 것이 문제”라고 우려한다.

이에 앞서 울산 B고등학교의 한 졸업생은 지난 21일, 트위터 계정에 재학생 시절(2015∼2017) 교내에서 일어난 성희롱 사건 등을 되짚으며 학교 측의 사과와 반성을 촉구하는 글을 SNS에 올려 파문을 일으켰다. 파장이 커지자 시교육청은 곧바로 기숙사 남자사감을 직무에서 배제하고 진상 파악에 나섰다. 이 졸업생은 또 “좋은 학교는 사건을 덮고 묻는 학교가 아니라 당당하고 투명하게 해결하는 학교”라는 말도 남겼다.

이밖에도 일일이 열거하자면 지면이 모자랄 정도여서 한 가지 예만 더 들기로 하자. 울산시의 지원을 받는 한 민간단체는 지난 20일 C고교에서 대학수능시험을 끝낸 학생들을 대상으로 ‘양성평등 교육’을 하면서 물의를 일으켰다. 이날 한 강사는 “성폭력은 여자의 옷 때문이다. 예쁜 여자를 보면 할아버지도 어린 남자도 그런 마음이 생긴다. 여자가 성폭력을 안 당하려면 조신하게 옷을 입고 행동해야 한다”거나 “남성의 반이 성매매를 한다고 하니 너희들의 절반도 나중에 성매매를 할 것”이라는 내용의 발언까지 서슴지 않았다고 하니 기가 찰 노릇이다. 전문가들은 이 모두 ‘성인지 감수성(Gender sensitivity)’ 결여에서 온 문제점이라며 교원·교육행정직 및 외래강사에 대한 ‘성인지 감수성 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이 문제는 울산시교육청과 울산시뿐만 아니라 우리 지역사회 전체가 머리를 맞대고 풀어야 할 공동의 숙제라고 생각한다. 교장단부터 직을 걸고 이 일에 매진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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