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단상]다양화 시대의 갈등관리
[행정단상]다양화 시대의 갈등관리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11.21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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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사회는 복잡하고 다양한 사람들이 각각의 다른 목적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 이런 사회에는 이해관계가 다양한 만큼 갈등 이슈가 복수로 존재하며, 동시에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다. 그에 따라 다양한 행정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요구는 복잡하며 전문성을 요구하는 추세이다.

과거의 행정은 관주도적 정책을 실행하고 시민들과 소통이 없는 일방적인 정책결정과 집행으로 국민적 저항과 갈등을 형성했다. 이제는 행정도 기존의 틀을 벗고 민주적인 혁신이라는 트렌드에 맞춘 의사결정과 정책집행이 필요하다. 그러나 지나치게 혁신에만 집착하여 현실과 괴리된다면 내·외부적으로 갈등을 양성할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풀뿌리 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자치분권을 위한 주민참여의 실질화’가 현 정부의 주요 국정과제로 선정되었다. ‘풀뿌리 민주주의’와 ‘자치분권’은 상당한 시간동안 논의된 주제지만, 지금처럼 지방자치단체가 적극적 자세로 실천한 적은 처음이라고 할 수 있다. 일례로 우리 구에서는 그런 기조에 발맞춰 9월 17일 조직개편을 통해 청렴감사관을 설치하고 민원갈등관리계를 신설했다.

민원갈등관리계는 그동안 주민 및 단체 간의 복잡하고 다양한 이해관계가 있는 갈등을 전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설치된 조직이다. 이 부서에서는 적극적으로 주민과 대면하여 주민참여를 이끌어내어 갈등을 해결하고 또한 갈등을 예방한다. 그리고 갈등 발생이 예상되는 일은 발생 전에 관리한다. 이러한 활동은 주민들의 행정에 대한 신뢰성을 높이고 적극적인 주민참여를 이끌어내 풀뿌리 민주주의를 실현하게 된다.

갈등을 예방하고 관리하기 위해서는 정책의 수립 이전부터 정확한 정보를 주민들에게 제공하여 충분한 시간을 갖고 깊이 생각하고 의논하는 등 공론화 과정을 거쳐야 한다. 공론화는 행정청의 입장에서도 정책의 정당성과 수용가능성 확대, 다수 의견이 반영되어 공공성이 확립되어 추진이 용이하다. 공론화는 주민의 숙의 또는 심의가 필수적이다. 숙의는 정치적 권한이 불평등한 사람들을 의사결정자로 구성하여 합의를 통한 의사결정을 뜻한다. 그래서 숙의가 전재되지 않는 주민참여는 다수의 의견만 반영되는 포퓰리즘을 낳고 행정과 의회는 시민의 뒤에서 책임을 회피할 기회를 갖게 된다. 현재 지방자치에서 예산 수립이나 정책우선순위 결정 등은 전통적으로 지방자치단체 및 지방의회만이 서로를 견제하며 수행한 영역이다. 그러나 점차 주민의 숙의적 참여 절차를 첨가하여 시행하고 있다. 주민참여예산제, 주민소환, 청원 등이 그 예이지만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그리고 그런 절차에 대해 불편함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주민참여가 수반되지 않은 정책은 오히려 사회적 비용을 증가시키므로 다소 어려움이 있더라도 숙의적 주민참여는 꼭 필요하다

숙의를 당장 실현하는 것이 어렵다면 다른 방법도 있다. 행정은 정책결정, 준비 및 설계, 운영 및 지원, 결과 활용 등 단계별 상황에 맞는 공청회, 주민설명회와 같은 주민참여의 장을 마련하여 추진하고 있다. 또한 우리 구에서는 행정과 주민의 소통과 공감을 이끌어내기 위해 구청장이 직접 주민을 찾아다니며 민원을 듣는 ‘소통, 현장 속으로’를 추진하고 있다. 이와 같은 방책을 통해 충분히 소통(공감)하고 다양한 의견을 반영하고 수렴할 수 있다. 그런데 참여해야 한다는 의식조차 부족하다면, 선진국에서 들여온 멋진 옷이 우리의 몸에는 맞지 않는 것과 같으므로 숙의와 참여에 대한 시민의식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한 주민참여로 공론화를 이끌어 나가면, 주제에 대한 찬반을 넘어서 상호이해와 행정신뢰도가 상승한다. 그래서 주민의 공감과 신뢰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행정운영도 가능해진다.

결국 지방자치단체의 주요 정책사업 추진과정에서 공공갈등이 급증하는 것은 다양한 원인 중에서 주민과 자치단체의 원활한 소통 부재가 중심이다. 주민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공론화가 해결방안이나 아직 사회적 인식도 부족하고 축적된 기술도 부족한 듯하다. 하지만 지역주민과 지방자치단체가 합심하여 하나씩 준비해 나가면 공공갈등에서 서로 이해하는 지혜로운 결과를 합의를 도출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왕삼천 울산광역시 중구 청렴감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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