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가지 기쁨을 만끽하다
세 가지 기쁨을 만끽하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11.18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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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태화루에서 ‘울산학춤’을 추었다. 울산시가 전국 시·도 블로그 기자단 20명을 초청해 울산 주요 관광지를 소개하는 팸 투어 행사의 하나였다. 울산을 전국에 알리는 의미 있는 행사여서 필자도 기꺼이 동참했다. 블로그 기자단의 반응이 궁금했다.

“국가 지정 무형문화재는 창시자가 이 세상을 떠야 그 다음부터 지정이 된다고 하네요. 그래서 현재는 무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있지 않은 상태인데, 지정은 아주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창시자 선생님께서 장수하셔야지요! 급격히 변화하는 세상에서 옛것을 연구하고 새롭게 만들어 나가는 모습이 참 아름다웠어요. 제가 생각한 학춤은 굉장히 고고하고 정적인 분위기인데, 울산학춤은 신명나고 역동적인 분위기였어요. 소매가 길고 넓어서 춤사위를 한껏 더 돋보이게 해주었고, 먹이를 쪼아 먹는 동작 등이 인상적이었어요. (블로그:분홍이, 2018.11.04.)”

“가을이란 그런 것이잖아요. 이럴 때 여행을 떠나는 겁니다. 어디로? 울산으로! 태화루에서 울산학춤을 감상할 수 있다는 건 여행자들의 그날의 횡재입니다.” (블로그:별과달, 2018.11.06.)

“울산학춤은 울산의 정체성이 녹아있는 귀한 울산의 정신적 문화유산이다. 이제 이 울산의 춤 울산학춤을 전 세계에서 공연하면서 울산의 전통문화가 이런 것이라는 것을 알렸으면 좋겠다고 울산학춤을 보는 내내 혼자 느꼈다. 이 가을 정말 멋진 울산학춤 공연 잘 보았다. 울산여행 참 매력적이다∼” (블로그:포트로그, 2018.11.06.)

“울산에 살면서 태화루야 여러 번 가 봤지만, 이번 태화루 방문이 특별했던 건 팸 투어로 울산을 찾은 이들만을 위한 특별한 행사가 있었거든요. 바로 태화루 위에서 선보인 ‘울산학춤’ 공연이었습니다. 울산학춤 예능자인 김성수 박사가 1997년 ‘계변천신’ 설화를 바탕으로 발표한 춤으로 해마다 다양한 문화공연 무대에 올리고 있지만 이날은 특별히 기자단을 위해서 실내공연장이 아닌 태화루에서 공연을 펼쳤답니다. 일렁이는 석양빛 사이로 넘실거리는 춤사위를 보자니 어찌나 황홀하던지… 정말 매혹적인 시간이었습니다. 평소 태화루에서 펼쳐지는 공연도 멀리 관객석에서만 봤지 이렇게 가까이서 보기는 처음이라 앞으로도 잊을 수 없는 시간이 될 겁니다. 기자단 모두 칭찬이 자자한 일정이었습니다.” (블로그:가족풍경수집가, 2018.11.06.). 이것이 첫 번째 기쁨이었다.

지난 6일 화요일, 남산골 한옥마을 ‘서울남산국악당’ 무대에서 ‘울산학춤’을 선보일 기회를 가졌다. 저녁 7시 30분에 있을 예정인 ‘2018 임수정 전통춤판’에 초청된 ‘울산학춤’의 공연을 위해 울산역을 찾았다. 매표원에게 목적지를 말하고, 설명을 듣고 난 후 카드와 주민등록증을 내밀었다. 그녀는 주민등록증을 먼저 확인하고는 미소로 건네줬다. 잠시 후 건네받은 KTX 열차승차권을 돋보기안경으로 찬찬히 살펴 내려갔다. 영수증의 영수액을 확인하는 순간 기쁜 마음에 가슴이 두근거렸다. 정상요금은 5만3천500원인데 할인금액을 제하니 3만7천400원이었다. 무려 1만6천100원을 할인받은 것이다. 귀밑머리 배꽃같이 하얗게 센 인생 계급장을 알아본다 싶은 순간 가슴이 뭉클해졌다. 경로우대 대상자가 되고 기차를 탄 것은 처음이었고, 이것이 두 번째 기쁨이었다.

지난 6일, 저녁 7시 30분, ‘2018 임수정 전통춤판’(주최·주관 한국전통춤예술원) 공연은 이병옥 용인대 명예교수의 사회로 시작됐다. 필자는 초청을 받은 대로 ‘울산학춤’을 췄다. 서울 예술인들이 본 울산학춤 반응을 설레는 마음으로 찾아봤다.

“오랜만에 전통춤의 세계에 푹 빠졌다. 서울남산국악당에서 열린 ‘임수정 전통춤판’인 무애(無碍)의 공연에 시간가는 줄 몰랐다. 이날은 인간폭탄과 함께 했다. 국악의 신묘한 세계를 알리기 위해 가급적 인간폭탄을 데려가고자 하는데, 이날 시간이 되어 함께 했다. 서양 클래식 음악에 조예가 깊은 폭탄이지만 국악의 세계는 아직 잘 모르는 그를 위한 자리였다. 그런데, 이날 공연을 보면서 호되게 뒤통수를 맞았다. 다른 춤들은 대충 알고는 있었지만 ‘울산학춤’은 처음이었다. 그 신묘한 발놀림과 걸음걸음, 몸짓 하나부터 손짓 하나까지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와, 이런 춤도 있었다니 충격이었다.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울산학춤 하나만으로도 이날 공연에 참석한 보람을 느꼈다. 울산학춤을 배울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볼까?…^^” (블로그:해피라이프, 2018.11.07.). 이것이 세 번째 기쁨이었다.

“바다는 메워도 사람 욕심은 못 메운다”는 속담이 있다. 넓고 깊은 바다는 메울 수 있지만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어 메울 수가 없다는 뜻이다. 자신의 분수를 알며, 울산 속에 내가 있을 때 가장 기쁘다는 생각이 새삼스럽지 않음을 다시 한 번 더 느끼게 한 일들이었다.

김성수 조류생태학 박사·울산학춤보존회 명예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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