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동구 출신 서진문 독립투사의 추모제
울산동구 출신 서진문 독립투사의 추모제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11.18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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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회 순국선열의 날인 지난 17일 울산 동구 화정공원에서는 독립투사 한 분의 추모식이 경건한 분위기 속에서 거행됐다. 이날은 일제강점기인 1928년 ‘일왕 암살 모의’ 혐의로 일본에서 투옥돼 모진 고문 끝에 운명한(1928. 11. 17) 동구 일산동 출신 독립투사 서진문 선생의 90주년 기일이기도 했다. 선생의 유해는 이듬해 1월 12일 고향 묘역에 안장됐으나 우리 정부가 선생의 공적을 인정해 ‘건국훈장 애족장’을 추서한 것은 76년이 지난 2006년 8월 15일의 일이었다.

추모객 50여명이 숙연한 마음으로 옷깃을 여민 이날 추모식은 여러 모로 의의가 깊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치·이념을 떠나 우리 지방 독립운동가의 넋을 기린다는 일념으로 자리를 같이한 덕분이다. 진보성향의 ‘울산노동역사관 1987’과 ‘보성학교 복원 시민모임’이 공동주관한 추모식에는 민주당 정천석 동구청장과 임종두 구의원, 한국당 김수종·홍유준 구의원과 박학천 전 시의원, 민중당 이은주 동구지역 공동위원장(전 시의원) 등이 뜻을 같이했다. 또 이 자리에는 유족대표 천영배 씨(서진문 선생의 외손자, 천재동 화백의 자제)와 고헌 박상진 의사(광복회 총사령)의 증손 박중훈 씨도 호흡을 같이해 추모제의 의미를 더욱 깊게 했다.

특기할 일은 정천석 동구청장이 3·1운동 100주년이 되는 내년 3·1절, 서진문 선생의 추모식을 동구청이 예산을 지원하는 행사로 거행하겠다고 약속한 점이다. 정 청장은 이날 “국가유공자(독립투사)로 공인받으신 지 12년에 이르도록 작년까지 추모제 한 번 변변히 올리지 못해 동구 주민으로서 부끄럽게 생각한다”며 이같이 다짐했다. 또 한 가지 특기할 일은 강제징용으로 일본에 끌려가 온갖 고생을 감내하고 있던 ‘조선인 노동자들’의 권익을 위해 서진문 선생이 ‘재일본조선노동총동맹 중앙집행위원’까지 맡아가며 한 몸을 불사른 일이다. 서 선생의 90주기 추모식을 계기로, 양대 노총이 울산서도 추진 중인 ‘강제징용 노동자상 건립’ 운동에 한층 더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울산 출신 독립운동가 명단에 박상진 의사, 최현배 선생 외에 서진문 선생도 올라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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