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돈 대책, 서둘러 마련할 필요 있다
라돈 대책, 서둘러 마련할 필요 있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11.15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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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메이커 대진침대가 일으킨 ‘라돈 공포’가 소비자운동의 불씨를 지핀 사실은 이미 구문에 속한다. 최근에는 수입산 대리석에서도 다량의 라돈 수치가 나타나 아파트 입주자들까지 불안에 떠는 실정이다. 울산에서는 중구가, 부산에서는 기장군이 발 빠르게 대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울산시나 다른 구·군에서는 어떤 대책을 세우고 있는지 아직 알 길이 없어 궁금증으로 남는다.

원자력사전에 따르면 ‘라돈(radon=Rn)’이란 토양이나 암석 등 자연계 물질 속에 함유된 우라늄 또는 토륨이 붕괴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무색·무취의 가스를 일컫는 말이다. 또 라돈 가스는 건축자재, 상수, 취사용 천연가스를 통해서도 실내로 들어오지만 약 85% 이상은 지반의 토양이나 암석에서 뿜어져 나와 건물 하층부의 갈라진 틈이나 벽 사이의 공간, 건물 배관을 따라 실내로 스며든다. 그러다 보니 측정 결과에 따른 라돈 수치는 고층아파트나 빌딩의 고층보다 저층, 그리고 단독주책일수록 높게 나타난다.

최근 한 TV방송사는 중국의 대리석 가공수출 루트에 대한 탐사보도를 통해 신축 아파트의 주방시설이나 마감재 등으로 인기 절정인 수입산 대리석(또는 화강석)에서 다량의 라돈 가스가 방출되고 있다는 사실을 실증해 보여 충격파를 던졌다. 전문가들은 라돈이 붕괴하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Po-218, Pb-214, Bi-214, Po-214과 같은 ‘라돈자손핵종’이 공기 속의 먼지나 담배연기, 수증기 등에 달라붙어 에어로졸을 형성하거나 벽 또는 물체의 표면에 스며든다고 말한다. 또한 라돈자손핵종이 호흡을 통해 직접 또는 에어로졸 형태로 흡입되면 폐에 달라붙어 붕괴를 일으키며, 이때 방출되는 알파에너지가 주변 조직에 영향을 미쳐 장기적으로 폐암을 유발할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소비자단체들이 들고 일어나자 전국의 지자체들도 대책 마련에 나서기 시작했다. 울산 중구는 480만원의 예산을 들여 한 대 20만원씩 하는 라돈측정기(‘라돈아이’) 24대를 구입, 15일부터 무료대여 서비스를 개시했다. 이에 뒤질세라 부산 기장군도 15일 대책을 내놓았다. 내년부터 지역내 모든 아파트를 대상으로 직접 라돈 측정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기장군은 라돈측정기 구입 예산을 내년도 본예산에 긴급 편성하고 라돈대책반을 따로 구성한다는 복안을 공개했다.

울산 중구가 장만한 라돈측정기 24대는 주민등록상 중구에 거주하는 구민이면 누구나, 한 사람 앞에 1대씩, 이틀 동안 빌릴 수 있다. 다만 대여 신청 시간은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전 9시∼오후 6시 사이이고, 공휴일은 해당되지 않는다. “최근 침대 매트리스와 베개 종류, 온수매트 등에서 라돈이 검출되면서 이에 대한 불안이 높아져 구민들이 직접 라돈을 측정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추진했습니다.” 라돈측정기 무료대여 방침을 발 빠르게 정한 중구 관계자의 말이다. 만약 아직 대책을 세우지 않았다면 울산시와 다른 구·군에서도 중구처럼 대책을 서두르게 되기를 기대한다. 참고로, 중구는 라돈측정기 무료대여가 ‘공직선거법상 기부행위’의 ‘예외조항’에 속해 법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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