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속에서 발굴된 수천·수백년전 고대연꽃 ①
땅속에서 발굴된 수천·수백년전 고대연꽃 ①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11.15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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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머리말

필자는 일본의 고대문화 답사 때 죠몽(櫛紋) 시대를 복원한 요시노가리(吉野ヶ里) 역사공원에 자라고 있던 2천~3천 년 전의 문화층에서 발굴된 대하연(大賀蓮: 오가연) 꽃을 감상한 바 있다. 한국에서도 경남 함안에서 700년 전의 문화층에서 발굴된 연(蓮) 씨를 심어 꽃을 피우고 ‘아라홍연’이라고 이름을 지었다. 수천 수백 년 전의 지층에서 발굴된 연이 국내에 소개된 것으로 ‘대가연’과 ‘아라홍연’이 있으나 극히 일부의 사실만 소개되었다. 경주 월성 발굴 현장에서 가시연꽃의 씨가 발견되었으나 발견된 사실만 발표되었다.

수천 수백 년 동안 지층에 묻혀 있다가 발굴된 연 씨로부터 유래한 연을 ‘고대연(古代蓮)’이라고 부른다. 오랜 기간 동안 밀폐된 진벌 속에서 대사를 정지한 채 휴면상태로 있다가 발굴된 뒤 정상의 환경을 만나면서 싹을 내서 자라고, 꽃을 피우고, 씨를 만들어 종(種)의 연속성을 이어가는 연꽃은 독자들에게 생명의 강인함과 신비감을 느끼게 할 뿐만 아니라 종자은행 건립의 실제적 논거를 제공했었다. 지층 속에서 발굴된 씨앗의 생명현상 탐구, 유전자 자원 및 관광 자원으로의 활용 등을 위하여 세계에서 발굴된 고대연의 발굴 장소, 특징, 활용 등을 독자들에게 알릴 필요성이 있다.

이 글은 위에서 언급한 필요성에서 독자들에게 연꽃의 신비, 생태·생리, 문화 등의 이해를 돕고 생명문화의 창달에 도움을 주기 위하여 현재까지 발굴되어 되살아난 연꽃의 종류를 정리하고 해설한 것들이다.

2. 본말

가. 연꽃의 생물학적 특성

1) 계통 분류학적 소속

종래에 연꽃과 수련은 수련과(Nymphaeae)의 연꽃속(Nelumbo)과 수련속(Nymphaea)으로 분류하여 왔고 아직도 그렇게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20세기 말에 들어 연꽃과와 수련과 식물들 사이에 염색체 DNA 염기서열, 미토콘드리아 유전자, 꽃가루 구조 등의 연구 결과 연꽃과 수련은 기존의 연구 결과와 전혀 다른 진화를 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형태학적으로 연꽃은 꽃의 중앙에 암술이 있는 화탁(花托)이 있지만, 수련은 화탁이 없다.

화분 연구에 따르면, 수련은 꽃가루관의 발아 홈이 꽃가루 주위를 둘러싸고 있지만, 연꽃은 세 개의 발아 홈으로 이루어진 삼구(三溝)입자의 꽃가루를 가지고 있다. 1981년의 크론키스트(A. Cronquist)가 주창한 분류체계(Cronquist system)에서는 수련목(Nymphaeales)의 수련과에서 연꽃과를 독립시켜 수련과와 연꽃과로 분류하였으나 1998년의 식물분류체계인 APG 이후 현재의 APG IV 분류체계에서 연꽃은 프로테아목(Proteales) 연꽃과(Nelumbonaceae) 연꽃속(Nelumbo)으로, 수련은 수련목 수련과 수련속(Nymphaea)으로 분류하여 소속시킨다.

연꽃과는 연꽃속이란 단일 속에 연꽃 또는 아시아연(N. nucifera)과 미국황련(Nelumbo lutea)의 2개 종이 속한다. 학자들에 따라서는 미국황련을 아시아연의 아종인 Nelumbo nucifera ssp. lutea로 분류하기도 한다.

연꽃은 진화학적으로 비교적 빠른 시기인 백악기 중기(약 8천만~1억 년 전)에 출현한 오래된 식물이다. 백악기 말기의 화석이 알래스카와 일본 복정(福井)현, 고제3기 화석이 자가현에서 발견되었다. 화석은 북미, 알래스카, 일본, 러시아, 중국, 유럽 등 대부분 북반구에서 발견되고 있다(大, 2009).

▶②편으로 이어짐

정우규 이학박사·한국습지환경보전연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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