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케이블카 긴급 진단-신불산 지고 대왕암 뜨나?
울산케이블카 긴급 진단-신불산 지고 대왕암 뜨나?
  • 이상길
  • 승인 2018.11.14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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市, 대왕암 해상 케이블카 검토신불산, 환경문제로 사실상 중단

울산케이블카가 울주군 신불산에서 동구 대왕암으로 급선회하고 있다. 신불산 케이블카 사업이 환경 문제에 가로막혀 주춤하는 사이 울산시가 최근 동구 대왕암 공원을 중심으로 해상케이블카 설치를 검토 중이라고 밝히면서 울산케이블카는 신불산에서 대왕암으로 자리를 옮기는 분위기다. 한 도시에 두 개의 케이블카가 굴러가는 경우는 전국적으로도 사례가 거의 없는 만큼 이 같은 관측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 市 시정철학 ‘개발’보다 ‘보전’이 우선

앞서 송철호 시장은 지난 7일 울산시의회 201회 제2차 정례회 1차 본회의에서 김미형 의원의 ‘동구의 관광산업 활성화 제안’을 주제로 한 시정질문에 해상 케이블카 설치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후 시는 다음 날인 8일 지난 2004년에 수립된 동구 대왕암공원 조성계획을 14년 만에 리모델링하겠다며 ‘대왕암공원 조성계획(변경) 수립 용역’을 발주했다. 용역의 목적은 울산관광자원으로 최고의 자랑인 대왕암공원을 변화된 관광트렌드와 민선 7기 시정 비전에 맞게 변화를 줘 관광객들을 더 끌어 모으겠다는 것.

이 용역이 케이블카와 관계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지만 전국적으로 케이블카가 설치된 관광지들이 인기를 끌고 있고, ‘태화강은 가급적 조용히, 대왕암은 시끌벅적하게’라는 식의 민선 7기 울산시 관광정책 흐름을 읽으면 용역의 핵심은 해상케이블카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관련해 송 시장은 14일 오전 대왕암 공원을 찾아 현장답사를 실시할 계획까지 잡았었다. 이날 오전 정책회의가 길어지면서 현장답사는 무산됐지만 현장 답사가 이뤄졌을 경우 송 시장이 해상케이블카 설치에 주안점을 두고 현장을 살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이날 송 시장의 현장답사 취소가 울주군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섣불리 대왕암 해상케이블카 사업이 공론화될 경우 시와 군 간에 갈등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민선 7기 울산시의 시정 철학이 개발보다 보전을 더 우선시한다는 점에서도 향후 신불산보다는 대왕암 해상케이블카 사업이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환경영향평가라는 벽을 넘지 못한 신불산 케이블카 사업에 비해 바다 위에 설치되는 해상케이블카 사업의 경우 환경적으로 덜 민감하기 때문이다.

또 조선업 불황으로 경기침체가 심각한 동구의 현실도 해상케이블카 사업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미 동구청도 조선업에만 의존했던 기존 산업 구조에서 벗어나 바다자원 관광개발 사업을 통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겠다고 발표한 상황. 시나 동구나 서로 뜻이 맞아 떨어지는 만큼 일단 제반 여건만 갖춰진다면 일사천리로 뻗어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 관건은 울주군 여론이 최대 변수

신불산 행복케이블카 사업은 지난 6월 낙동강유역환경청의 환경영향평가 결과 ‘부동의’가 떨어지면서 사실상 중단된 상황이다. 이후 4개월이나 지났지만 취재 결과 대안노선을 찾는 작업은 진전이 거의 없었다. 부동의의 주된 원인이었던 식생군락 훼손 문제도 있지만 백두대간 가이드라인을 적용해 대안 노선을 찾을 경우 산 중턱에 설치할 수밖에 없는데 그렇게 되면 케이블카의 효용성이 크게 떨어져 어렵게 케이블카를 설치한 의미가 많이 훼손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선호 울주군수는 신불산 케이블카 사업 추진을 공약으로 내세웠고, 그 때문에 향후 대왕암 해상케이블카 사업이 본격화될 경우 울주군의 여론이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반면 송철호 시장의 공약에는 신불산 케이블카 사업이 없다. 태화강에 짚라인을 설치하고 제트보트를 띄우려는 지난 민선 6기 울산시의 관광정책을 취임 직후 바로 폐기할 정도로 그는 환경주의자에 가깝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때문에 환경청에서 “안 된다”고 하는 신불산 케이블카를 굳이 밀어붙일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는 게 지배적이다.

때문에 지난 8월 송 시장이 울산시청을 찾은 신진수 낙동강유역환경청장과의 만남에서 “새로운 노선을 찾아 재추진하겠다”고 한 건 같은 당 이선호 울주군수의 입장을 배려한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결국 울산시의 대왕암 해상케이블카 설치 사업이 현실화될 경우 신불산케이블카를 통해 경기활성화를 기대했던 울주군민들의 여론을 잠재울 수 있을지가 최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시 한 관계자는 “공직 사회 내부에서는 환경 문제 때문에 이미 신불산 케이블카는 어렵다는 인식이 팽배하다”며 “게다가 전국적으로 유명한 케이블카의 상당수가 해상케이블카로 동구 경기 활성화 요구와도 맞아 떨어져 향후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상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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