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기고]‘함께하는 축제’ 울산교육박람회를 다녀와서
[학부모 기고]‘함께하는 축제’ 울산교육박람회를 다녀와서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11.08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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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의 마지막 주말이 끼인 지난달 26~28일 울산교육과학연구원에서 울산교육박람회가 열렸다. 올해는 과학기술제전관, 수학축제한마당관, 소프트웨어교육관, 책축제관, 창의인성축제관, 교육과정관 등 6개의 관으로 구성되었고 전시와 체험을 할 수 있도록 240여개의 다양한 프로그램이 선을 보였다.

참가자들은 228개의 특색 있는 부스 운영과 오케스트라, 댄스, 합창, 밴드, 버스킹 등의 공연을 통해 다양한 분야의 체험을 할 수 있었다. 또한 학생들이 끼와 재능을 맘껏 뽐낼 수 있는 재활용악기 경연대회, 초·중 수학탐구대회, 드론볼링 경기대회, RC카 레이싱대회, 자율주행자동차 경주대회, 학생 낭송·낭독대회 등 모두 5개의 대회가 행사기간 펼쳐졌다. 빅뱅 홀에서는 전문가와 함께하는 작가초청 강연회, 수학 대중화 강연, 과학특강도 이어졌다.

해마다 느끼는 일이지만, 교육박람회를 다녀오면 그 활발한 기를 받아 조금은 젊어지는 느낌을 받곤 한다.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싶은 마음도 있었겠지만, 행사를 위해 열심히 준비하고 기쁘게 손님을 맞이하는 모습을 보면 ‘스스로 학습법이란 바로 이런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 행사장에서는 과학과 수학의 비중을 크게 넓히고, 그에 걸맞게 ‘인문’과 ‘창의’를 적절히 녹여놓은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지난 토요일 유아(3~5세) 누리과정 연수에 가서 들었던 강사의 말씀이 문득 떠오른다. “우리나라에서 아직도 노벨상이 나오지 않는 것은 유치원 선생님들의 책임입니다.” 졸지 않으리라 다짐하고 참석했다가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 유아들에게 수학적, 과학적으로 접근해서 수업하는 선생님은 극히 드물다는 것이었다.

수학과 과학은 일상생활에서 자연스레 접할 수 있는 것들이고 유아들은 그것에 흥미가 굉장히 많은데도 선생님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아이들의 호기심을 100에서 50으로, 50에서 10으로 줄여가고 있다고도 했다. 정곡을 찌르는 한마디에 스스로 부끄러워짐을 감당해야 했다.

조금은 무거워진 발걸음으로 박람회장으로 향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박람회에 참가한 학생들은 모두 즐겁고 진지하게 여러 부스들을 돌아보고 있었고, 저마다 관심 있게 하나씩 체험하는 모습들이 참 대견스러웠다. 주말 늦잠을 자지 못해 아쉬워하는 모습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내가 맡은 제4관은 ‘창의인성 축제관’으로 37개의 부스로 이루어져 있었다. 통일이나 우리나라에 대해 알지 못했던 역사관을 알려주는 부스도 있었고, 다문화가족과 장애인에 대한 이해와 공감의 부스도 마련되어 있었다. 여전히 강조하는 흡연 예방에 대한 주제도 보였다.

하나의 주제를 선정하고 그에 맞게 활동을 준비하기까지 많은 시행착오와 고민들이 있었을 것이란 생각이 문득 들었다. 바쁜 시간을 쪼개어 참가하면서 짜증도 나고 피곤하기도 했을 터이지만, 행사를 마치고 나면 다 알게 될 것이다. 누군가의 격려 덕분이 아니더라고 조금씩 성취감이 마음 한구석에서 자라고 그것이 자신감으로 바뀌어 훌쩍 커져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는 사실을….

스스로 고민하고 문제를 제시하고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재미있는 것이라는 것을 조금씩 알아가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또 학습이라는 것은 어렵고 지겹고 힘든 것이 아니라, 즐기고 기뻐하고 성취하는 것이라는 것을, 그리고 그 과정을 조금씩 변화시키기 위해 어른들과 아이들이 함께 노력해 나가면 된다는 것을 깨달았으면 좋겠다. 지나고 나면 학창시절이 가장 즐거웠다고 회상할 수 있도록 모두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다.

공부는 남이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가 찾아가는 과정이라는 것을 느끼고 체험하는 자리가 되었길 바라면서 모든 학생들에게 파이팅을 외치고 싶었다. 이런저런 생각에 잠겨 과학관을 나오는 발걸음은 한결 가벼웠고, 흐뭇한 미소와 함께 집으로 향할 수 있었다.

김소령 울산시교육청 3기 어울림 학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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