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약고어구이이어병(良藥苦於口而利於病)
양약고어구이이어병(良藥苦於口而利於病)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11.08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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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의회를 시작으로 5개 구·군 의회가 집행부에 대한 행정사무감사를 벌인다.

울산시의회는 어제(8일)부터 시작해 14일간 상임위원회별로 감사에 들어갔으며, 구·군의회는 울주군(15일)을 시작으로 이달 중으로 감사를 펼친다. 감사 기간은 대부분 9일간의 일정이다.

행정사무감사는 감시기관인 의회가 한 해 동안 이뤄진 행정사무 전반에 대해 그 상태를 정확히 파악, 의정활동과 예산심사를 위한 필요한 자료와 정보를 획득하고 행정의 잘못된 부분을 적발, 시정 요구해 행정이 효율적으로 수행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이른바 ‘의정활동의 꽃’이라 불린다.

때문에 해마다 행정사무감사 기간이 되면 울산시의원들은 분주해질 수밖에 없었다. 바로 시의원으로 자신들의 역량이 고스란히 언론을 통해 시민들에게 공개되기 때문. 실제로 감사가 끝나면 기자단에서는 행정사무감사 우수의원까지 선정하기도 한다.

그런데 올해 행정사무감사는 무려 20여 년 동안 이어져 온 울산시의회 행정사무감사 역사에서 하나의 변곡점이 되는 해다. 그 긴 세월 동안 보수정당이 여당이었던 울산지방정부가 지난 6월 지방선거를 계기로 진보정당이 여당이 됐기 때문. 지난 지방선거를 통해 총 22명의 울산시의원 중 현재 17명이 더불어민주당으로 바뀌었다. 구·군의회도 상황은 마찬가지로 민주당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감사 초반 분위기는 상당히 의욕적이다. 그것은 집행부에 대한 의원들의 행정사무감사 요구 자료가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울산시의회에 따르면 시의원들이 집행부와 시의회에 요구한 행감 자료는 총 1천496건으로 의회운영위원회 17건, 행정자치위원회 354건, 환경복지위원회 428건, 산업건설위원회 405건, 교육위원회 292건 등 지난해 행감 때 보다 무려 166건이 증가했다.

특히 산업건설위의 요구자료는 지난해 307건보다 약 100건이 증가했고 환복위는 62건이나 많은 자료를 요청했다. 반면 교육위만 6건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행정사무감사의 포커스는 ‘일자리 창출’과 ‘안전과 환경’ 등으로 요약될 것으로 보인다.

행정자치위원회는 울산시립미술관 추진과 반구대암각화보존 등에 대해 세부적인 자료를 요청해 놓는 등 현미경 감사를 예고해 놓고 있다. 송철호 울산시장의 공약사항 추진도 점검대상에 올려놨다.

환경복지위원회는 저출산과 인구 유출, 미세먼지 대책 등 전반적인 환경업무를 감사할 계획이다.

산업건설위원회는 울산의 미래 먹거리로 인식되고 있는 동북아 오일허브 사업을 비롯해 울산공공병원과 외곽순환도로 건설 등 대통령 공약사항도 주요 점검대상에 올려놨다.

유일하게 지난해보다 요구 자료가 감소한 교육위원회는 최근 논란이 된 시험지 등 성적조작 오류, 자유학기제, 기초학력 향상, 학교 급식 등 학부모 관심 사항에 대한 자료들이 주를 이뤘다. 울산시의회의 경우 전체 22명의 의원 중 절반 이상이 초선의원들로 이뤄져 어느 해보다 의욕이 넘친 감사장 분위기를 연출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용두사미(龍頭蛇尾:용 머리에 뱀의 꼬리란 말로 시작은 그럴 듯하나 끝이 흐지부지함)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양약고어구이이어병 충언역어이이이어행(良藥苦於口而利於病 忠言逆於耳而利於行)’이라는 말이 있다. 공자가 한 말로 좋은 약은 입에 쓰나 병에는 이롭고 충성된 말은 귀에 거슬려도 행동에는 이롭다는 뜻이다. 입에 발린 칭찬보다는 정당한 비판이 상황을 호전시키는 법. 집행부와 의회 다수당이 같은 정당인 상황에서 용두사미가 되지 않기 위해 이번 행감에서 ‘양약고구’를 한 번쯤 떠올려 볼 것을 제안한다.

박선열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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