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詩] 바다가 있는 바닥 / 최창섭
[디카+詩] 바다가 있는 바닥 / 최창섭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11.08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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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바닥에 조개껍질이 떨어져 있다. 
쏴아, 하는 파도 소리가 가슴속을 지나간다.
주우려고 무릎을 꿇고 보니 
누군가 씹다 뱉은 껌이다.

조개껍질을 보고 파도 소리가 가슴을 지나는 최창섭 시인의 바다가 있는 바닥을 읽으며 혹시 고향이 바닷가 아닐까? 생각하며 디카시의 매력에 빠져봅니다. 
바다를 좋아하는 사람은 늙지 않는다는 말이 있는데, 사람이 생겨나서 9개월 넘게 자랐던 어머니의 양수가 바닷물과 비슷해서겠지요.

또 바닷가에만 가면 조개껍데기를 줍게 되는데 "조개껍질 묶어 그녀의 목에 걸고 물가에 마주 앉아 밤새 속삭이네~~~ 윤형주님의 조개껍질 묶어"라는 노래 덕분인지 모르겠습니다. 

그 마음 그대로 주우려고 무릎을 꿇고 봤을 때의 실망감은 껌을 뱉은 사람을 찾아 머리를 쥐어박고 싶었겠지만, 이렇게 생각의 전환으로 좋은 디카시가 탄생한다는 걸 보여주고 읽게 해 줘서 감사합니다. 
   
글=이시향 시인·아동문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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