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농업관리사 교육을 마치면서
도시농업관리사 교육을 마치면서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11.07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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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농업 전문 인력 양성기관인 울산시 농업기술센터에서 올해 도시농업전문가 교육과정을 마쳤다. 전문가 과정은 기존의 기초교육 및 농업교육을 80시간 이상 받은 사람이라야 응시할 수 있다. 이들 중에서 다시 시험을 거쳐 선발된 23명을 대상으로 지난 3월 20일부터 10월 30일까지 여름방학을 제외하고 체험과 견학활동을 포함해 총 22회, 100시간의 교육과정을 진행했다.

교육은 전원이 수료했다. 이들 중 농업 관련 기능사 이상의 자격을 갖고 있는 12명은 농촌진흥청의 승인이 나면 '도시농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11조의 2'에 따라 국가자격인 도시농업관리사 자격을 취득하게 된다. 도시농업관리사는 공공기관이나 각종 단체, 학교 같은 곳에 강사로서 교육과 컨설팅에 참여해서 새로운 일자리를 가질 수 있다. 옛말에 '시간이 걸리더라도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치라'는 말이 있다. 이것이 바로 지속적인 일자리 만들기인 것이다.

교육수료생들의 소감은 이랬다. ①교육과정 중에 도시텃밭 설계나 실습장 구성을 스스로 하라고 했다. 처음에는 다소 당황했지만 너무 좋았다. 책을 뒤지고 조원(組員)들과 머리를 맞대고 열띤 토론을 할 수 있었다. 옆 조(組)에서 하는 것을 참고하기도 하고 아! 이제 우리도 어린아이가 자라는 과정에서 뒤집고 기고 스스로 서서 걷듯이 우리의 길을 찾아서 걸어가야 하는 전문가가 되는 것인가? ②수직농장에서 스마트 팜, 원예치료, 치유농업, 도시농업법률 교육농장 연계에 이르기까지 공부할수록 어려웠다. 처음에 '도시농업' 하면 떠오른 '상추 정도 심는 도시의 텃밭'이라는 단순한 개념에서 벗어나 공부해야 할 분야가 무궁무진했다. 그래도 동료가 있어서 힘이 되었고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③내 두 아이에게 좀 더 좋은 먹을거리를 먹이고 싶은 욕심에서 시작한 공부였는데 덜컥 셋째를 임신했다. 이제 목표는 세 아이로 늘었다. 언제까지 배운 것을 사회에 환원할지 막연하지만 큰 보람이었고 뿌듯하다. ④그동안 농업과는 무관한 엔지니어로 살았다. 늘 마음 한편에 있던 자연에 대한 동경이 나를 여기까지 오게 한 것 같다. 조경 기능사와 기사 시험에 합격하고 도시농업 기초반 교육을 받은 것이 계기가 되어 전문가과정까지 왔다. 동료나 관계자 여러분이 무한히 고맙다. ⑤사회복지사로 일하면서 관심이 많았던 원예치료, 치유농업을 배울 수 있었고 이 분야의 강사로서 재미있고 신나는 일자리를 더 가지게 되어 매우 보람된 과정이었다.

⑥처음 농업을 생각하고 대했을 때보다 갈수록 어렵고 분야가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알았다. 아직도 학(學)은 되는데 습(習)이 많이 부족한 것 같다. 이론도 중요하지만 직접 해보고 감(感)을 잡아야 전문가 되는 것 같다. 딱 보면 정확한 진단을 하기 전에도 상태를 읽어야 하는데 습(習)에 대해 좀 더 노력해야 될 것 같다. ⑦오늘 졸업생 중에 내가 나이가 제일 많은데 현장에서 규모 있는 농사를 지어봤지만 농업에서 욕심은 금물이다. 이제까지 배운 것을 바탕으로 소규모에서 좀 더 익혀 그 후에 확대해도 늦지 않다. 모두 농업강사로 행복하기 바란다. 특히 셋째 낳아 건강하게 키우길 기원한다.

⑧동료들에게 이 말로 소감을 대신하고자 한다. 제사에 쓰이는 과일 중에 대추는 꽃이 많이 피고 열매가 많이 달려 다산을 상징하며 불임되는 꽃이 없고 씨가 하나여서 과일의 으뜸이고, 밤은 3톨로 3정승 그리고 밤나무에 열매가 열릴 때까지 씨밤이 남아있다. 그밖에도 배나 감 같은 우리 고유의 과일은 그처럼 소중하다. ⑨평소에 공부하면 남에게 뒤지지 않는 성격이라 유기농 기능사와 기사 자격까지 취득하고 농업에 대한 새로운 열망이 생겨 기초반과 전문가 과정까지 이수하게 되었다. 농업이 이렇게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다시 깨달으면서 열심히 활동할 생각이다. ⑩여고시절부터 농업, 식물, 자연에 관심이 많아 지금도 농원을 운영하고 있고 시인으로도 등단하여 활동하고 있다. 이번 전문가과정에서 다양한 분들과 교감하고 소중한 학우를 얻은 것이 너무 좋다. 앞으로 이 분야에서 우리 모두 강사로, 컨설턴트로 새로운 일자리를 향하여 행복한 나날 창조하시길 빈다.

다음은 소장인 필자의 수료식 축하의 변(辯)이다. “이제 여러분들은 전문가입니다. 망망대해를 향하여 닻을 올리고 항해를 시작하십시오. 배가 가장 안전한 곳은 항구입니다. 하지만 배를 항구에 묶어두기 위해 만들지는 않습니다. 지금까지 배운 실력을 마음껏 발휘하십시오. 부족한 부분이나 기술적 진단·측정이 필요한 일은 농업기술센터에서 적극 지원하겠습니다. 그러니 여러분들은 저희들을 믿고 자신감을 가지고 앞만 보고 나아가십시오. 내일부터 강의나 현장 컨설팅도 도전적으로 하십시오. 이렇게 하면 짧은 기간에 그야말로 도시농업의 전문 달인이 되어 신바람난 일자리가 여러분들의 것이 될 것입니다.”

윤주용 울산시농업기술센터 소장·농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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