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의 날’ 의미 되새긴 남목중 학생들
‘학생의 날’ 의미 되새긴 남목중 학생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11.04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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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11월 3일에 기념하는 ‘학생의 날’은 일명 ‘학생독립운동 기념일’이라고도 한다. 일제강점기인 1929년 11월 3일 광주학생운동을 기점으로 전국 학생들에게도 번진 항일(抗日)학생운동의 정신을 기리는 뜻에서 1953년 10월 국회 의결을 거쳐 제정된 정부기념일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이날을 제대로 기억하고 그 의의를 되새기는 청장년·노년층은 지금도 그 수가 얼마 안 된다. 1970년대 들어 유신체제를 굳힌 군사정권이 반정부운동에 휩쓸릴 우려가 있는 학생운동은 싹부터 자르겠다며 1973년 3월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대통령령 제6615호)을 공포해 학생의 날을 아예 폐지해버린 영향이 절대적으로 컸다. 

그러나 이 날을 결코 잊어선 안 되는 이유가 있다. 광주학생운동을 비롯한 그 시기의 학생운동은 항일독립운동 성격이 짙었기 때문이다. 학생의 날이 우여곡절 끝에 되살아난 것은 1985년으로, 당시 정부는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의 개정을 거쳐 문교부(현 교육부)가 주관하는 정부행사로 되살리기에 이른다.

하지만 울산에서는 이날을 기리는 경우는 매우 드물었다. 어른들에게조차 ‘잊혀진 날’이었던 탓이다. 그러던 중에 깜짝 놀랄만한 변화가 울산에서 나타났다. 기념일(토요일) 하루 전인 지난 2일 동구 남목중학교에서 “잊혀진 학생의 날을 기리자”며 기념 이벤트를 용기 있게 마련했던 것이다. 

이날 이 학교의 모든 재학생들은 교문을 들어서면서 교장과 교사들, 그리고 학생회간부들한테서 빵과 요구르트를 건네받았다. 학생들은 다시 교실에서 ‘학생의 날이 일제강점기 식민지 교육과 차별에 대항한 광주학생항일운동에서 비롯되었다’는 내용의 동영상 자료를 보며 담임교사와 함께 감상의 시간을 가졌다. 기특하고 의미 깊은 일이 아닐 수 없다.

학생회장 강 아무개 군(3학년)이 했다는 소감의 말도 사뭇 감동적이다. “수업시간에 잠깐 배우기는 했어도 그리 중요한 날이라고 생각지는 않았다. 하지만 학생의 날이 왜 생겼는지 알고 나니 나 또한 광주학생항일운동을 주도한 학생들의 정신을 본받고 싶다.” 이날의 기념 이벤트를 마련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은 서정대 교장과 의식 있는 교사들, 그리고 새로운 국가관으로 무장했을 학생들에게 뜨거운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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