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년의 메인 Job은 ‘구직(求職)’
중장년의 메인 Job은 ‘구직(求職)’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10.30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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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직장인들은 49.1세에 주된 직장에서 퇴직한다. 가장(家長)이 49세이면 이 가정은 아마도 첫 아이는 대학 진학을 앞두고 있거나 재학 중이고, 사는 아파트 융자금도 많이 남아있을 뿐 아니라 또 몇 년 후면 자녀들이 결혼도 해야 할 나이일 것이다. 정말 많은 자금이 필요한 시기이다. 아마도 ‘몇 년만 더 버텨 아이들이 대학을 졸업한 후에 퇴직했으면’하는 아쉬움은 있겠지만 현실을 받아들이고 지혜롭게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

처음에는 젊은 나이에 퇴직했다는 자괴감과 창피함도 있겠지만 불안한 미래를 생각하면 아찔하다. 먼저 아내와 현재 상황에 대해 있는 그대로 이야기하고, 본인이 생각하고 있는 향후 방향과 계획을 논의한다. 그리고 가족들에게 현재 상황을 정확하게 이해시킨다. 구직활동은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걸리고, 비용도 수반되기 때문이다.

사실 앞으로 예상되는 수입은 하루 6만원씩 240일간 지급이 예정된 실업급여가 전부이다. 줄여야 할 불요불급한 지출 항목은 과감히 축소한다. 통상적으로 퇴직자는 본인의 중·대형 승용차를 처분하는 것이 수순이다. 유지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소형 또는 경차로 교체하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뚜벅이’로 간절함을 보인다. 부인은 남편의 결단에 놀라는 눈치다.

고용센터에서 실업급여 신청을 하면서 구직등록을 하고 적극적인 구직활동을 시작한다. 중장년 일자리희망센터를 방문해 전문적인 교육과 상담을 받으며 본인의 경력을 점검한다. 체계적인 구직 전략을 수립하고,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정교하게 다듬기 시작한다. 더불어 주변 지인들에게 본인이 퇴직했고, 구직 중이라는 이야기를 하는 등 주변에 적극적으로 알리기 시작한다.

또한 인터넷 채용 사이트를 꾸준히 방문하면서 새로운 정보 획득에 소홀하지 않으면서 자신에게 맞을만한 기업에 공격적으로 구직 서류를 제출한다. 물론 처음 몇 개월 동안은 좌절의 연속이다. 이력서를 두 가지 버전, 본인의 경력을 제대로 기술한 이력서와 경력을 낮게 세탁한 이력서를 준비해 회사 규모에 따라 맞는 것을 제출한 후 최종 결정권자 면접에서 실력을 선보이는 전략도 있다.

최근 조사한 ‘중장년 재취업 인식’에 따르면 중장년 구직자의 35%가 1년 이상 구직활동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6개월에서 길게는 2년 동안 소득이 끊길 기간에 대비도 해야 한다. 또 새로운 경력을 개발하기 위한 교육, 훈련비도 필요하다.

새로운 일을 찾을 때 막연하게 혼자 생각하지 말고 정부 지원기관을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먼저 가까운 고용센터를 방문해 구체적인 상담을 받은 뒤 중장년 일자리희망센터 등 민간위탁기관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자신의 경력을 정확하게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구직 방향을 정하고 체계적인 구직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가장 기본이 되는 이력서, 경력기술서, 자기소개서의 완성도도 높여야 한다. 기업의 인사담당자들이 이력서를 볼 때 가장 먼저 눈이 가는 곳이 ‘사진’이라고 한다. 전문 스튜디오를 방문해 아주 멋진 이력서용 사진을 준비하는 것도 중요하다.

지금부터 나의 메인 Job은 ‘구직(求職)’이다. 누가 직업이 뭐냐고 물어보면 ‘구직자’라고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는 자신감으로 하루 16시간 이상을 구직과 관련된 일에 몰두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일자리를 찾을 수 있다면, 인생 후반부의 삶도 아주 멋지고, 즐겁고, 환상적이 될 수 있다. <신영조 시사경제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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