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순환 선도도시 선포’가 주는 기대감
‘물 순환 선도도시 선포’가 주는 기대감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10.30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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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행을 타는 경향이 강하지만, 요즘 전국의 지자체들 사이에 불티나는 인기용어가 몇몇 있다. ‘물 순환 도시’, ‘물 순환 선도도시’라는 용어도 그 중 하나다. 경남 김해시도, 경북 안동시도 ‘대한민국 물 순환 도시’라는 과녁을 향해 힘차게 활시위를 당기는 모양새다.

이 분야에서 한 발 앞서가는 것으로 보이는 경기도 수원시는 어떤 면에서 선점(先占)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자연친화적 물 순환도시 조성사업이라 할 ‘스마트 레인시티 수원’으로 지난 7월 오스트리아의 환경재단 ‘에너지글로브’로부터 ‘2018 에너지글로브 어워드 국가상’ 수상도시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이 환경재단의 ‘국가상’은 어느 국가에서 가장 뛰어난 프로젝트를 제출한 기관·단체에게 주어진다.

생소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물 순환 도시’란 한마디로 수질오염 억제와 수해 방지 효과를 기대해서 수립하는 ‘빗물 활용한 물 순환 시스템’이 적용되는 도시라고 볼 수 있다. 수원시는 ‘스마트 레인시티’ 사업을 ‘사람과 물과 자연이 한데 어우러진 안전한 물 순환도시를 만들기 위해 도시 전반에 자연 상태에 가까운 물 순환 구조를 만드는 정책’이라고 정의한다.

수원시 곳곳에 설치된 투수(透水)블록 등 LID(저영향 개발)시설은 지표면 대부분이 콘크리트로 뒤덮인 도시에서 빗물이 땅으로 스며들지 못해 생기는 수질오염을 줄이고, 집중호우로 인한 침수피해를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수원 월드컵경기장에도 설치된 ‘노면살수 시스템’은 모아둔 빗물을 도로표면에 뿌려 여름철엔 도심의 ‘열섬현상’을 완화하고, 겨울철엔 빗물에 제설제를 섞어 교통사고를 예방하기도 한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이달 초 주한 오스트리아 대사가 대신 전해준 국가상 수상 자리에서 ‘환경수도 수원’이란 말을 꺼내며 ‘빗물자원을 활용한 수원시만의 물 관리 체계 수립’을 약속했다.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물 순환 선도도시’의 꿈을 울산시라고 외면할리 없다. 30일 태화강 지방정원 느티마당에서 마련한 ‘물 순환 선도도시 울산 선포식’은 그런 의지의 표명일 것이다. 이날의 선포식에 대해 울산시 관계자는 “시가 선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들을 대내외에 널리 알리기 위한 자리”라고 말했다. 환경부 공모사업인 ‘물 순환 선도도시 사업’에 울산시는 2016년 5월 대전시, 광주시, 안동시, 김해시와 함께 선정됐다.

울산시의 ‘물 순환 선도도시 사업’은 △기본계획 수립 △물 순환 회복 조례 제정 △저영향 개발(LID) 시범사업 시행 △비점오염원 관리지역 지정 등 4가지 과제를 수행한다. 사업비만 해도 엄청나다. 단기1차(∼2020년)에 120억원, 단기 2차(2021∼2025년)에 778억원 등 최종목표연도(2065년)까지 자그마치 5천9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 손에 잘 안 잡히는 이 원대한 사업은 ‘시범사업’을 통해 시민들 앞에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오는 12월까지 기본·실시설계 용역을 매듭짓고, 내년 1월쯤 착공해서 내년 12월쯤 준공하는 남구 삼호동의 시범사업이 그것이다. ‘태화강의 기적’에 필적할 만한 이 매력적인 사업이 순조롭게, 그리고 성공적으로 추진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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