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K리그 경기장서 21개월 영아 살려
울산, K리그 경기장서 21개월 영아 살려
  • 김규신
  • 승인 2018.10.29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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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현대축구단 협력업체 고래렌탈 송지헌씨

 

“누구나 같았을 겁니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할 겨를이 없었고, 당연히 해야 할 일이었죠. 아이가 괜찮다니 다행입니다. 함께 아이를 구한 시민들 모두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싶네요.”

프로축구 경기장에서 쓰러져 사경을 헤매던 ‘21개월 영아’를 구한 울산현대축구단의 협력업체 고래렌탈 대표 송지헌(43·사진)씨의 이야기다.

울산현대와 경남FC의 K리그1 경기가 펼쳐진 지난 28일 문수축구경기장. 경기장 외곽에서 여느 때처럼 울산 구단의 경기 뒤풀이 행사무대를 준비하던 송 대표는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아이를 안고 자신을 향해 뛰어 온 30대 부부를 만났다.

부부는 아이가 경기장에서 놀다가 갑자기 컨디션이 나빠지더니 쓰러졌다고 다급하게 도움을 호소했다.

송씨는 아이가 완전히 의식을 잃고 몸이 딱딱하게 굳는 등 매우 좋아 최악의 상황까지 걱정해야 하는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는 아이를 보고 곧바로 아이를 눕힌 뒤 심폐소생술을 시도했다.

“뭐라도 해야겠다 싶어서 기도를 유지하면서 흉부 압박, 인공호흡을 했고, 수차례 시도 끝에 드디어 아이가 구토를 하더군요. 살렸다는 생각에 한숨이 나왔어요.”

이 직후 고래렌탈 직원들과 울산현대 마케팅팀 허진영 과장, 경영지원팀 이종문 과장 등 현장에 있던 인원들이 역할을 나눠 아이를 따뜻하게 하고 119구조대에 무사히 인계했다.

아이는 병원으로 옮겨져 엑스레이와 뇌파 검사에서 정상 판정을 받았는데 급성 열경련 판정을 받고 회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아이 부모에게 감사 전화를 받았다는 송 대표는 “부모님들이 경황이 없을 텐데 연락을 주시고는 감사하다고 하더라”면서 “참 다행이고 뿌듯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위급한 일이 생기면 당황하지 말고 누구라도 적극적으로 나서 도움의 손길을 주면 좋겠다”며 “이번에 옆에서 한참을 도와준 대학생과 우리 회사(고래렌탈) 직원들, 구단 직원들, 그리고 생수를 달라고 하는 요청에 응해준 시민들 등 따스한 손길들이 많았는데 같이 해서 더 의미가 있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8년째 초록우산 어린이집에 십시일반 기부를 하고 있다는 송 대표와 고래렌탈 직원들은 울산현대 홈경기 때에는 이벤트석인 고래존에 어려운 환경에 처한 지역 어린이들을 초청, 경기 관람을 지원하고 있다.

김규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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