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생에너지 개발도 좋지만
신재생에너지 개발도 좋지만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10.22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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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오후 울산 롯데호텔 크리스탈 볼룸. 그날 이곳에서는 대단히 중요한 행사가 있었다. ‘울산 신재생에너지 국제포럼’이 개최됐던 것. 정부 재생에너지 3020정책에 부응하고 친환경 에너지 허브도시로 거듭나기 위해 울산시와 에너지경제연구원, 한국동서발전이 함께 마련한 자리였다. 민선 7기 출범 후 울산시가 야심차게 추진 중인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과 수소산업 등 신재생에너지 개발과 관련해 해외 성공 사례를 소개하고, 발전방향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그러니까 울산의 성공적인 신재생에너지 개발을 위해 외국의 성공사례를 통해 조언을 얻는 자리였다.

먼저 기념행사가 있었다. 송철호 울산시장을 비롯한 신재생에너지 관련 지역 유력인사들의 인사말이 이어진 뒤 포럼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날 포럼은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과 수소산업으로 나뉘어 각자 다른 공간에서 동시에 진행됐다.

수소산업은 이전 집행부에서도 계속돼 왔던 사업인 만큼 이날 주된 관심사는 역시나 민선 7기 들어 탈원전 정책과 맞물려 사실상 새로 추진 중인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이었다. 첫 스타트는 노르웨이가 끊었다. 노르웨이 에퀴노르(Equinor)사 자크 에티엔 미셀(Jacques-Etienne Michel) 해상풍력개발사업 프로젝트 매니저가 세계 최초의 상업용 부유식 해상풍력단지 하이윈드 스코틀랜드 운영 경험과 실적을 발표했다.

당연한 일이지만 통역이 이뤄졌고, 행사장 한쪽 귀퉁이에 자리 잡은 통역사가 자크 에티엔 미셀 매니저의 설명과 동시에 통역을 시작했다. 청중들은 미리 준비된 통역기를 귀에 꼽은 뒤 눈은 연단의 매니저, 귀는 통역사의 말에 집중했다.

하지만 불과 1분도 채 되지 않아 통역은 끊겨 버렸다. 매니저의 전문적인 설명은 계속됐지만 청중들은 거의 10분 넘게 설명을 제대로 알아들을 수 없었다. 통역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 통역사의 잘못이 아니었다. 통역을 중단한 통역사의 말에 따르면 공간을 두 군데로 나눠 동시에 포럼을 진행하다보니 옆방의 소리와 겹쳐 통역이 어렵다는 것. 어떤 이유에서건 어렵고도 중요하게 마련한 자리는 뒤죽박죽이 되어 버렸다.

10여분 뒤 결국 통역기 사용이 어려워졌다고 판단한 주최 측은 매니저와 함께 통역사를 연단에 같이 세워 매니저가 한 구절을 마칠 때마다 이어서 통역을 하는 다소 민망한 상황이 연출됐다. 아니, 한 명의 울산시민으로서 민망하다기 보다 그날 행사에 참석한 외국인들에게 참으로 미안했다. 손님이니까. 청중의 한 명으로 참석한 내가 그렇게 느낄 정도였으니 주최 측이야 오죽했을까. 하지만 실수든 뭐든 잘못은 잘못이니 매끄럽지 못한 행사진행에 대해서는 지적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사실 그날 행사의 실수는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자크 에티엔 미셀 매니저에 대해 청중 가운데 한 사람이 첫 질문을 하는데 이번엔 마이크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던 것. 그렇게 그날 행사는 여러모로 매끄럽지 못했다. 울산시민으로서 부끄러웠다.

매끄러운 행사진행은 ‘기본’이다. 그것은 군인이 전쟁터에 나가는데 총알을 안 갖고 나가는 것과 다름없다. 그렇지 않아도 민선 7기 새 집행부는 울산시정 역사에서는 처음으로 정치성향이 보수에서 진보로 바뀐 데다 아직 익숙하지 않아 시정운영 곳곳에서 “서툴다”는 말들이 무성하다. 이번 지적을 계기로 기본은 기본적으로 지키는 매끄러운 시정을 기대해본다.

이상길 취재1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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