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고 신나고 행복한 농업의 길잡이 “교육농장”
재밌고 신나고 행복한 농업의 길잡이 “교육농장”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10.18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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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농업에 대한 다양한 경험들을 가지고 있다. ‘농업’ 하면 먼저 힘이 많이 들고,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그러다 보니 돈벌이가 안 되는 산업으로 인식되어 외면당하고 밀려나기 일쑤였다. 그러나 소득과 건강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요구가 늘어나면서 농업을 다시 보게 되었다. 힘들고 돈 안 된다고 너도 나도 도시로, 공장으로 떠났던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를 하고 다시 농촌을 찾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어릴 때 부모님을 도왔던 기억만으로 다시 농업을 시작하겠다고 한다. 귀촌인지 귀농인지도 불분명하다. 뚜렷한 목적도 대안도 없다. 그저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부모님을 도와 조금 경험했던 농사일에 대한 기억은 자신이 어릴 때 농사일 전부를 한 것처럼 바뀌어 뇌리에 깊이 박혀 있다. 이같이 우리의 추억이나 과거는 과장되거나 아름답게 포장되어 기억하고자 하는 경향이 있다. 초등학교 때 그렇게 넓어 보이던 운동장도 어른이 된 후에 보면 무척 좁아 보이듯이….

다음은 하버드대학의 티모시 윌슨 교수 등이 행복한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소비 방법을 연구해 소비자심리에 관한 학술지 「Journal of Consumer Psychology」에 실린 내용의 일부다. “당신의 자녀가 훗날 커서 성인이 됐을 때 ‘우리 아빠가 중학교 때 아이패드를 사줬지’라고 생각하며 행복을 느낄까? 아마도 아이패드 따윈 까맣게 잊어버릴 것이다. ‘12살 때 아빠랑 캠프를 갔는데 그때 정말 재미있었지’라는 추억만이 지속하는 행복을 줄 수 있다.”

다음 세대에게 생명산업인 농업을 어떻게 경험하게 하는 것이 좋을까? 농업이 우리가 살아가는 데 필요한 안전하고 맛있는 먹거리뿐만 아니라 볼거리, 일할거리, 느낄거리까지 제공해주는, 없으면 안 되는 소중한 산업으로 기억되게 하자.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재미있는 농업, 신바람 나고 행복한 농업의 길잡이인 “교육농장”(Interesting agriculture, Excited and happy farming “Education farms”)이 필요하다.

그 틀은 구체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잡아가야 한다. 농촌교육농장은 초등학교, 중학교 교과과정과 연계된 농촌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농가를 말한다. 단순한 1회성 체험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학습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는 곳이 바로 농촌교육농장인 것이다.

울산광역시 농업기술센터에서는 울산시민을 대상으로 2018년 8월 ‘농촌교육농장 교사 양성 기초과정반’ 교육을 실시한 바 있다. 이번 교육은 농업과 자연에서 발굴한 소재를 학교교육과 연계한 교육 프로그램으로 꾸며 운영할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체계적인 교육농장을 육성하기 위해 마련됐다.

‘농촌교육농장’은 농업·농촌의 모든 자원을 바탕으로 학교교육과 연계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농촌체험 학습장이다. 여기서는 교과서에서 배운 내용을 자연에서 창조적·과학적·감각적 활동으로 직접 경험할 수 있어서 어린이들의 창의력과 감성을 키우는 데 도움을 준다.

기초교육 과정은 2일 동안 4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다. 필수시간 15시간은 농촌교육농장의 이해, 교육 프로그램 개발 원리, 마인드맵의 이해-작성, 아동발달-학교교육과정의 이해, 교육활동 일지 작성의 이론과 실제, 안전한 교육환경 조성, 농촌교육농장 관련 법규 등의 교육과정을 이수하는 시간이다. 심화 과정은 2019년에 개설, 운영할 계획이다. 기초와 심화 과정을 마치면 자신의 농장을 직접 운영하거나 농촌교육농장에서 강사로 일할 수도 있다.

우리의 과거를 돌아보면 학창시절에는 농업과 연계된 체계적인 교육농장 프로그램에 대한 전문가의 교육이 절실했었다.

미래세대가 농업을 활용한 새로운 산업에 진출할 때는 농업을 즐길 수 있어야 한다. 농업을 생각하면 저절로 신바람이 나고 행복한 곳으로 여행하듯이 심장이 두근거려야 한다. 농촌교육농장을 통한 생생한 학습경험은 미래세대에게 농촌에 대한 적극적인 마인드를 키우고 농업을 입체적 종합산업으로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시키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윤주용 울산시농업기술센터 소장/ 농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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