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중년의‘일(Job)’ 포트폴리오 확장
新중년의‘일(Job)’ 포트폴리오 확장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10.16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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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자의 첫째 ‘미션’은 좋아하는 것으로 평생 할 수 있는 일을 만드는 것이다. 내 직업이 생기고, 일할 장소가 생기고, 그곳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적지만 수입도 얻는다면 얼마나 신나겠는가? 이러면 퇴직 이후에도 멋진 하루하루를 보낼 수 있을 것이다.

한국고용정보원에서 발표한 고용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주된 일자리에서의 퇴직 연령은 2016년 기준 남성 51.6세, 여성 47.0세로 평균 49.1세로 나타났다. 그런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우리나라 근로자의 실질은퇴연령(=노동시장에서 완전히 빠져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나이)은 남성 72.9세, 여성 70.6세로 OECD 가입국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2016년 정년이 60세로 연장됐지만 현실적으로 정년까지 일하는 직장인의 비율은 7.6%에 불과하다. 명예퇴직, 구조조정 등으로 은퇴 시기는 갈수록 빨라지고 있지만 평균수명 연장과 노후준비 미흡으로 한국의 중장년 남성은 51.6세에 퇴직하고 72.9세까지 21.3년을 더 일하고 있다. 중장년 여성 역시 47.0세에 퇴직해 70.6세까지 23.6년을 더 일하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중장년 반퇴(半退)세대(=정년이 되기 전에 퇴직한 후 다시 새로운 일자리를 찾는 세대)가 주된 직장에서 퇴직 후 20여년간 어떤 업무에 종사할까. 한국고용정보원에서 분석한 ‘장년층 일자리 현황과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장년들은 기능, 기계조작, 조립, 단순노무 종사자 등과 같이 저숙련직에 주로 고용됐다. 연령이 증가할수록 단순노무 종사자의 비중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금 근로자의 경우 1년 미만의 근로자 비중이 높았다. 일부 직업에서는 노동수요 부족을 겪기도 한다지만, 이들 대표적인 직업이 환경미화원, 경비원, 생산직, 주방보조원 등이다.

정리하면 우리나라 반퇴세대는 49세에 주된 직장에서 퇴직한 후 20년 이상을 불안정한 고용환경 속에서 청소 등 단순노무 업무를 한다. 한국이 초고령사회로 빠르게 접근하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지금의 50대 반퇴자들은 아마도 72세가 아닌 80세까지도 일을 해야 하는 현실에 직면할 수 있다.

전경련에서 발표한 ‘2015년 중소중견기업의 중장년 채용계획 및 채용인식 실태조사’에 따르면 재취업에 성공한 중장년 중 2년 이상 근속한 사람들의 비율은 28.9%에 불과했다. 이런 면에서 생각해 보면 우리가 새로운 일을 찾을 때 ‘일’에 대한 시각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여기서 우리는 과감하게 일에 대한 준거(準據)를 바꿔야만 한다. 이제까지의 전통적인 일의 개념은 ‘노동’이었다. 즉, 이제까지 일의 개념이 내가 회사에 용역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그에 대한 대가로 보수를 받는 것이었다면, 앞으로는 이러한 일의 포트폴리오를 확장이 필수란 생각이다.

전통적인 일의 개념과 더불어 내가 좋아하는 취미활동, 남을 돕는 봉사활동이나 사회공헌활동, 내가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 등 모두를 일의 영역으로 확대해서 생각해 보자. 이렇게 생각해 보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꽤 많이 늘어난다. 취미를 일과 연계시켜 생각해 보면 일 자체가 즐거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많은 직장인이 일과 나를 하나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 치명적이다. 지금이라도 본인이 진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본인이 정말 잘하는 일이 무엇인지, 본인이 몰입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내야만 한다.

이때 필요한 것이 ‘열정(熱情)이다. 열정을 가지고 모든 일에 부딪혀 찾아보자. 그리고 그것을 평생 할 수 있는 일로 발전시키자. 만일 이 작업에 성공한다면 노후의 삶의 질(Quality of Life)은 크게 향상될 것이다.

신영조 시사경제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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