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울산교 일원 태화강 둔치에서 열린 ‘그 자리, 그 다리 향수(鄕愁) 콘서트’는 다채로운 체험행사와 추억의 가수들이 출연해 시민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평년보다 갑자기 낮아진 기온에 긴 옷을 챙겨입은 시민들이 산책길에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행사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깊어가는 가을밤 선선하게 불어오는 강바람을 맞으며 각자 그 시절 추억을 더듬어 본 이날 열린 향수 콘서트의 이모저모를 살펴봤다.
○… 이날 행사장 한쪽에서 추억의 먹거리 부스를 운영해 시민들에게 무료로 고래빵, 뻥튀기, 달고나 등을 제공해 큰 호응을 얻었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뻥튀기가 터지는 소리에 귀를 막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 ‘추억의 교실’ 부스에서 만난 황한조(70)·김영정(64) 할아버지는 교복을 입고 모자를 써보며 즐거움을 감추지 못했다. 본보 취재 기자에게 직접 시범을 보여주며 “당시 한 반에 60명이 넘는 학생 중에 반이 도시락을 못 싸왔다. 우리는 그런 시절을 살았다”며 “선데이 서울 들어봤나. 가격이 비싸 한 권 사면 모두가 닮도록 돌려봤다”라며 웃음을 지었다.
○… 특히 이날 간이 행사로 열린 ‘추억의 게임’에서 지우개 치기, 제기차기, 딱지치기, 공기놀이 등이 소소한 재미를 줬다. 지우개 치기에 참여한 김자향(63·남구 무거동)씨는 “(상품으로 주는) 상품권을 떠나 옛 기억이 나서 재밌게 참여했다”고 말했다.
○… 오후 7시가 되자 ‘향수 콘서트’가 진행됐다. 트로트 가수 최윤희, 수근은 콘서트 초반 분위기를 달궜다. 이후 7980세대를 휩쓴 유심초, 전유나, 유익종이 그 시절 히트곡들을 선사해 시민들에게 큰 박수를 받았다.
초청 가수로 행사장을 찾은 트로트 가수 수근은 “향수 콘서트를 위해 특별히 오래된 노래를 준비했다”며 나훈아의 머나먼 고향을 열창했다. 울산교 위를 지나는 시민들은 음악 소리에 발걸음을 멈추고 다리 위에서 구경하는 진풍경도 펼쳐졌다.
○… 식전행사에 참석한 서석광 문화체육관광국장은 “울산중·고등학교를 나왔는데 그때 울산교 아래를 참 많이 지나다녔다”며 “울산의 역사를 함께하는 울산교 아래서 열리는 오늘 행사 즐기고 가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 추억의 전파사, 추억의 사진관을 관람한 전성민(33·중구 복산동)씨는 “두 아들 손을 잡고 함께 왔다. 우리 세대도 아니고 아버지 세대의 추억을 잠시나마 엿보는 기분이었다”며 “내 아이들에게 지금이 아닌 할아버지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보여주기 위해 찾아왔다”고 소감을 전했다.
남소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