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동구, 내년 예산 부족해 직원 수당도 못 줄판
울산 동구, 내년 예산 부족해 직원 수당도 못 줄판
  • 성봉석
  • 승인 2018.10.11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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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수 급감에 220억원 모자라기재부 고용위기지역 현장 방문에희망근로 등 국비 164억 지원 요청
신상훈 기획재정부 국토교통예산과장과 이재원 사무관이 11일 고용위기지역인 동구를 방문, 정천석 동구청장과 울산시 예산담당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동구청장실에서 고용위기현황 실태파악 및 고용위기지역 의견청취 등에 관한 간담회를 개최하고 있다. 장태준 기자
신상훈 기획재정부 국토교통예산과장과 이재원 사무관이 11일 고용위기지역인 동구를 방문, 정천석 동구청장과 울산시 예산담당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동구청장실에서 고용위기현황 실태파악 및 고용위기지역 의견청취 등에 관한 간담회를 개최하고 있다. 장태준 기자

 

조선업계 불황으로 울산시 동구의 세수가 급격히 감소하면서 각종 사업들이 중단될 위기에 놓인 가운데 심지어 공무원 수당까지 못 줄 형편에 놓였다.

11일 동구에 따르면 지난해 주민세 종업원분은 총 134억원(4만8천799명)으로 5년 전인 2013년 165억원보다 31억원(18.8%)이 감소했다.

부과 대상인 노동자 수 역시 6만5천900명에서 4만8천779명으로 1만7천121명(30%)이 줄었다. 주민세 종업원분은 ‘종업원에게 급여를 지급하는 사업주’가 납부해야 하는 주민세로 최근 1년 기준 월 평균 급여가 1억3천500만원이 넘는 사업주가 대상이다. 종업원 즉 노동자의 총 급여액의 0.5%가 순수 구세로 원천징수된다.

노동자의 수 또는 급여가 줄어들면 주민세 종업원분 역시 감소하는데 조선업계 불황으로 인해 노동자들이 동구를 빠져나가면서 동구의 세수도 크게 줄어 재정피해를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동구는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 등 대형조선소가 위치해 울산 전체 조선업 사업체의 54.7%, 종사자 역시 89.6%를 차지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전체 조선업체 종사자 감소가 동구 세수 감소에 직격탄으로 작용한 셈이다. 실제로 조선업체 종사자 수는 2015년 6만8천900명에서 올해 8월말 기준 3만4천508명으로 50.6%가 감소했다. 덩달아 인구 역시 2015년부터 올해 8월까지 1만5천여명이 줄었으며, 조선업 사업체 수도 같은 기간 648개사에서 487개사로 161개사(24.8%)가 폐업할 만큼 어려운 상황이다.

급격한 세수 감소는 가용재원 감소로 이어지면서 예산 운영에도 차질이 우려된다. 올해 예산 2천553억원에서 직원 임금과 운영비, 취약계층을 위한 지원금, 국·시비 보조사업 매칭비(구 부담금) 등 반드시 지출해야 할 예산을 제외하면 남는 재원은 33억원에 불과하다.

2013년 가용재원 59억원에서 33억원으로 26억원(44%)이 줄어든 것이다.

이 같은 상황은 내년에 더 심각해질 전망이다. 지난 8월 25일 나스르 프로젝트 종료 이후 해양사업부가 가동중단하면서 5천명의 유휴인력이 발생한데다 구 위탁시설 인건비 인상, 고교 무상급식 지원 비용 등으로 투입해야 할 예산은 더 늘었기 때문이다.

동구는 시 교부금이 늘어나길 원하고 있지만, 시도 마찬가지로 조선업 경기 침체로 세수 감소 요인이 많아 쉽지 않은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현대중공업이 2013년 시에 납부한 지방소득세 법인세분은 418억원 상당이지만 지난해에는 적자를 기록해 올해 납부액은 ‘0원’이다. 이로 인해 동구는 각종 사업 중단을 걱정해야할 뿐만 아니라 직원 초과근무 수당, 출장비 등도 30%가량 지급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동구 관계자는 “해양복합공간 조성 사업에만 당장 내년 매칭비 12억원가량이 들어가야 하고 도로개설 사업, 전통시장 개선사업 등 다른 매칭사업과 의무적으로 지출해야 할 금액까지 합하면 220억원가량이 부족할 것”이라며 “직원 수당도 깎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동구의 상황이 어려워지자 정천석 동구청장은 지난 9일 기획재정부 주최로 정부 서울청사에서 열린 ‘고용·산업 위기지역 지자체장 간담회’에 참석해 조선업 위기 극복을 위한 주전 보밑항 연안 관광체험단지 조성, 희망근로사업 등에 국비 지원을 요청했다.

이에 기획재정부 신상훈 국토교통예산과장 등은 정천석 동구청장과 울산시 예산담당관 등과 함께 11일 오전 동구를 방문해 해양체험 관광단지 조성을 검토 중인 주전 보밑항 일대를 둘러봤다.

이어 오후에는 동구청 2층 구청장실에서 고용위기지역 의견청취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간담회에서 동구는 희망근로 지원 확대, 어촌자원 복합산업화, 청년센터 설치 등을 위해 총 164억1천만원의 국비 지원을 요청했다.

신 과장은 “지난 9일 간담회에서 논의한 내용과 관련해 현장 의견을 청취하고, 추가적으로 도와드릴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 찾아보기 위해 방문했다”며 “최대한 반영해 지역의 어려움을 덜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성봉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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