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오전 7시 30분께 북구청 앞 상방지하차도 내부 벽면에서 물이 새 차도에 고이면서 지나던 차량 운전자에게 8시간 동안 큰 불편을 줬다고 한다. 누수 지점이 지하차도이기 때문에 야간에 빙판으로 변하면 통행 차량들이 교통사고 위험에 직면하게 됨은 물론이다. 그러나 정작 이 보다 더 큰 문제는 이 날 오후 5시가 넘도록 정확한 원인을 찾지 못 한 채 관련 행정기관들이 서로 책임전가에 만 급급했다는 사실이다. 지하차도 관리 주체인 울산시종합건설본부는 “벽면에 설치된 배수관이 얼었을 것” 이라고 했고 상수도사업본부는 그 전 날 종건 측이 교체한 ‘배수 펌프기의 원활치 못한 작동’ 을 거론하며 그 쪽으로 책임을 전가했다는 것이다.
혹한기에 배수관이 동파하는 수는 얼마든지 있다. 또 원인 모를 다른 문제점으로 인해 누수현상이 있을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이 지점의 누수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고 지난 2004년부터 계속돼 왔다는 점이다. 결국 물이 새면 응급조치로 ‘눈가림’ 했다가 이상이 없으면 차일피일 넘어 왔다는 결론이다.
누수사고가 난 지 8시간이 지나도 유기적 협조가 이뤄지지 않아 원인 파악이 안됐다면 이는 공무원복지부동보다 더 심각한 전문성 부족이라 봐야 한다. 종합건설본부와 상수도사업본부가 어떤 곳인가. 시민들의 주거 공간을 책임지고 있는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부서들이다. 이런 행정기관이 8시간 이상 동안 지하차도 누수현상 원인 하나조차도 찾아 내지 못했다면 그 존재 가치를 의심해 볼 만하다.
저작권자 © 울산제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