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수당도 못 줄 형편이라는 동구
공무원수당도 못 줄 형편이라는 동구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10.11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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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잘 나가던’ 울산시 동구에서 믿고 싶지 않은 우울한 소식들이 계속 꼬리를 물고 있다. 이번에는 공무원수당을 못 줄 정도로 구(區) 재정이 바닥났다는 소식이다. 이유라면 단지 ‘조선업 불황’이라는 불운의 쓰나미에 휘청거릴 수밖에 없는 대형 조선소(현대중공업)가 동구에 소재하고 있다는 사실이 가장 클 것이다.

동구가 세입이 급속히 줄어든 사실을 최근 이례적으로 공개했다. 지난해 거둬들인 동구의 ‘주민세 종업원분’은 모두 134억원(4만8천799명분)으로, 이는 현대중공업이 호황을 누리던 5년 전(2013년)의 165억원에 비하면 31억원, 18.8%가 줄어든 액수다. 동구는 그 원인이 주민세 부과대상인 노동자 수가 이 기간 중에 1만7천121명, 30%(6만5천900명→4만8천779명)나 줄어든 때문이라고 풀이한다. 노동자 총급여액의 0.5%인 ‘주민세 종업원분’이 원청징수 과정을 거쳐 구 세입으로 잡히는 것으로 미루어 조금도 틀린 분석이 아니다. 노동자 수나 급여가 줄어들면 주민세 종업원분도 덩달아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로, 동구 세입의 급감(急減) 원인이 조선업의 위기상황에 따른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사정이 다급해지자 정천석 동구청장이 직접 소매를 걷어붙였다. 그는 지난 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기획재정부 주최, 경제부총리 주재로 열린 ‘고용·산업위기지역 지자체장 간담회’에 참석한 김에 기재부에 국비 92억8천500만원의 지원을 요청했다.

고마운 것은 기재부가 즉시 반응을 보인 일이다. 이틀 후인 11일 신상훈 기재부 국토교통예산과장은 동구로 내려와 주전 보밑항 일대를 둘러본 데 이어 구청장실에서 고용위기지역 의견청취 간담회도 가졌다. 보밑항 현장점검 때는 울산시 예산담당관도 동행해 신뢰도를 높였다. 동구는 이날 국비 요청액을 80억원으로 수정해서 제안하고 조속추진이 가능한 사업 5건에 필요한 국비 84억원 1천만원의 추가지원도 요청했다. 이에 대해 기재부 신 과장이 동구가 어려움을 덜 수 있도록 요청을 최대한 받아들이겠다고 약속했다니 다행이다.

조선업 불황으로 인한 동구의 위기 극복 수단으로 부각된 국비 지원은 무한정한 수단이 아니다. 다른 자구책도 눈에 불을 켜고 찾아 나서야 한다는 이야기다. 10일 동구가 남구와 손잡고 대구와 부산에서 관광객 유치 홍보·마케팅 활동을 함께 펼친 것도 훌륭한 자구책의 하나일 것이다. 이날 남구 고래특구홍보단과 동구 관광홍보단은 대구 동대구역 광장과 부산 해운대역 앞 구남로 일대에서 ‘울산이 좋다’는 주제로 같이 홍보 활동에 나섰다.

이런 시점에, ‘위기의 동구’란 말이 나오기까지 도의적 책임이 큰 현대중공업도 동구의 어려움 앞에서 팔짱만 끼고 있어서 될 일이 아니다. 노(勞)와 사(使)가 서로 “네 탓” 공방만 벌이는 이기적 태도를 버리고 동구주민들의 눈물을 닦아줄 수 있는 통 큰 결단을 내릴 때도 됐다고 본다. “공무원수당도 못 줄 형편”이라는 말이 더 이상 나오지 않도록 정부와 동구는 물론 지역사회 각계각층이 책임의식과 지혜를 동시에 발휘하게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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