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도 분노한 주취폭력, 이대로 좋은가
경찰도 분노한 주취폭력, 이대로 좋은가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10.10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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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에겐 낯설지 모르지만 경찰이 자주 쓰는 용어에 ‘주취폭력’이란 용어가 있다. 한자로 풀면 ‘酒醉暴力’으로, ‘술에 취한 상태에서 저지르는 폭력’이란 뜻이고, ‘술꾼이 부리는 폭력성 주정’이라 해서 틀린 말은 아니다. 사람의 행위가 전문용어로 굳어진다는 것은 그런 짓거리가 일회성이 아님을 의미한다.

경찰은 ‘조폭(組暴=조직폭력배)’에 빗대어 주취폭력범을 곧잘 ‘주폭(酒暴)’이라고 부른다. (앞으로는 한글고장 시민답게 ‘술주정꾼’으로 부르면 어떨까?) 어쨌든 이들이 곧 공론화 무대에서 뜨거운 조명을 받게 될 것 같다. 시민의 안전과 경찰의 공권력을 예사로 위협하는 이들의 작태를 참다못한 울산경찰이 회심의 일격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울산지방청이 18일 오후 3시부터 지방청 대강당에서 ‘주취폭력의 실태와 개선방안’이란 주제로 여는 시민토론회는 그래서 주목의 대상이다. 200여명이 초청될 이 자리에서는 대학교수와 변호사, 중독관리센터 팀장, 지방청 생활안전계장이 토론에 나선다. 울산경찰이 ‘주취폭력 토론회’를 두 번째로 갖게 된 것은 시민들의 공감대 확산이 절실했기 때문일 것이다.

울산지방청은 “제복 입은 경찰관이 술꾼에게 시달리고 구급대원·응급실의료진이 술꾼에게 얻어맞는 모습은 사회적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한다. “음주폭력범죄에 대한 처벌규정이 약한 것도 같은 범죄를 부추긴다”고 덧붙인다. 범죄 전단계인 ‘주취소란’을 막기 위한 보호조치의 법적근거와 실질적 보호시설 부족도 문제라고 지적한다.

어찌 보면 이 같은 현상이 우리 법조계에 뿌리 깊은 ‘폭탄주문화’와 맞물려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번 토론회를 계기로 우리 사회에 올바른 음주문화가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 아울러 토론주제에는 빠졌지만 우리 법조계의 음주문화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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