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원의 세상 바라보기] 수술실 CCTV
[성주원의 세상 바라보기] 수술실 CCTV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10.10 21: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근 간호조무사·영업사원이 대리수술을 했다는 사실이 잇따라 적발되면서 의료계의 신뢰가 무너지고 있다.

울산지방경찰청은 2014년 12월부터 2018년 5월까지 제왕절개 봉합과 요실금 수술 등 총 721회의 수술을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등에게 지시한 울산의 한 병원 원장 A씨를 의료법 위반과 보건범죄단속법(부정의료업자) 위반 등의 혐의로 검찰에 넘겼다.

부산의 모 병원에서는 의료기기 영업사원이 의사 대신 수술을 한 결과 환자가 뇌사에 빠져버린 일이 있었는데, 최근에는 국립의료기관에서도 의료기기 영업사원이 수술에 참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어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경기도는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9월 16일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SNS를 통해 ‘10월 1일부터 연말까지 안성병원 수술실에 CCTV를 시범 운영하고, 2019년부터는 경기의료원 6개 전체 병원에 수술실 CCTV 설치를 전면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매월 평균 120건 가량 수술을 진행하는 안성병원에서는 현재까지 경기도민의 90% 이상이 수술실 CCTV 녹화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한의사협회에서는 의료인의 인권과 환자의 인권, 개인정보 등의 이유를 들며 수술실 CCTV 설치를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12일 예정되어 있던 경기도 주최 CCTV 관련 토론회에 일방적으로 불참을 결정하자, 지역이기주의에 의거한 반대를 위한 반대라는 비판이 있다.

이재명 지사는 ‘수술실 CCTV는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환자 동의를 받아 선택적으로 촬영할 계획이며, 정보보호 관리책임자를 선임해 환자의 개인정보를 최우선으로 보호하겠다’고 SNS를 통해 전했다.

현재까지는 CCTV가 단순 녹화, 재생 정도만 가능하기 때문에, 의료사고나 소송문제 등 의료분쟁이 났을 때 사후조치로 주로 쓰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AI CCTV를 통해 의사들이 수술하고 또 후학들을 양성하는 데 큰 도움을 줄 수 있으리라 판단된다.

그리고 수술하는 동안에도 AI 영상분석을 통한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을 통해 수술실 안전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수술현장의 이상 유무 파악, 환자 이상상태 변화 감지 등 더 안전하고 정확한 수술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수술실 성추행과 희롱 논란, 의료사고 문제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수술을 불편해하고 꺼리는 국민들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수술실 CCTV를 통해 더 투명하고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국민들에게 제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경기의료원 6개 전체 병원에 수술실 CCTV를 설치하는 것을 적극 환영하며, 큰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으면 전국 수술실에 모두 CCTV가 설치되어, 국민들이 안심하고 수술 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으면 한다.

성주원 한의사·동강한방병원 한방재활의학과장


인기기사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