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침수된 ‘반구대 암각화’의 수난 언제까지…
울산, 침수된 ‘반구대 암각화’의 수난 언제까지…
  • 김보은
  • 승인 2018.10.07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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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만에 또 물에 잠겨 1~2달간 지속 전망"보존대책 서둘러야" 목소리 고조...시 "현재 공업용수로 빼내는 방법뿐"
제25호 태풍 콩레이가 상륙한 지난 6일 시민들이 불어난 물로 침수된 반구대암각화를 바라보고 있다. 윤일지 기자
제25호 태풍 콩레이가 상륙한 지난 6일 시민들이 불어난 물로 침수된 반구대암각화를 바라보고 있다. 윤일지 기자

 

국보 285호 울주군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가 2년만에 다시 물에 잠겼다. 제25호 태풍 콩레이가 몰고 온 비에 따른 것으로, 울산시 차원의 근본적인 보존대책이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울산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6일 하루동안 태풍 콩레이로 인해 울주군 삼동면에만 222.5mm의 비가 쏟아졌다. 울주군 두서면의 강수량은 154.5mm를 기록했다.

집중호우에 반구대 암각화는 이날 오전 8시부터 잠기기 시작해 오후 6시께 바위그림이 완전히 보이지 않을 정도로 침수했다. 반구대 암각화가 침수한 건 2016년 태풍 ‘차바’ 이후 2년만이다.

7일 오후 12시 현재 반구대 암각화 상류에 위치한 사연댐의 수위는 57.53m. 사연댐의 만수위는 60m로 수위가 53m를 넘어서면 반구대 암각화가 물에 잠기기 시작해 57m에 이르면 완전히 잠긴다. ‘차바’ 때에 비춰보면 이러한 침수상태는 1~2달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울산시는 현재로선 공업용수로 물을 빼내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현 상황에선 공업용수로 빼내서 수위조절을 하는 방법밖에 없다. 이 부분은 한국수자원공사가 담당하고 있으며 현재 다른 댐도 만수상태라 공업용수로 내보내는 데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울산시가 하루빨리 근본적인 대책마련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역문화계 한 관계자는 “사연댐의 가장 큰 문제는 수문이 없다는 점이다. 천상정수장으로 가는 생활용수 정도로만 물이 빠지기 때문에 빠지는 양보다 더 많은 비가 내리면 이번처럼 잠긴다”면서 “사연댐 밑에 물을 저장할 시설을 만드는 등의 근본적인 대책을 울산시가 정책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대책 마련에 재정적 부담이 크다면 중앙정부에 요청하는 등의 시도를 해야 한다. 또 울산시민에게 수위조절이 필요한 이 상황을 설명하고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구대 암각화는 천전리 각석(국보 147호)과 함께 대곡천암각화군으로 2010년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됐다.

세계유산등재를 위해선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유산 보존대책이 마련돼야 하나 시와 문화재청 간의 의견대립으로 그동안 추진에 어려움이 있었다.

울산시는 물길을 돌리는 ‘생태제방축조’ 방안을, 문화재청은 사연댐의 댐체 일부를 잘라 현재 60m의 만수위를 52m로 줄이자는 ‘영구수위조절’ 방안을 주장했다.

이후 반구대 암각화의 보존을 공약으로 내건 송철호 울산시장의 민선 7기가 출범하면서 ‘생태제방축조’ 방안은 폐기 수순을 밟았다.

그러나 최근 국무조정실이 개최한 ‘반구대 암각화 보존 관련 갈등관리 실무 협의회’에서 울산시가 ‘영구수위조절’ 방안에 대해 식수부족 사태, 태화강 중하류 지역의 홍수 등 부작용을 우려하면서 또 다시 합의점 도출에 실패했다.

김보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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