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큰애기’ 경사와 학성공원의 조형물
‘울산큰애기’ 경사와 학성공원의 조형물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10.07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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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울산 관광 발전에 유익한 밝은 소식 2가지가 시민들을 설레게 했다. 그 하나는 울산시가 ‘2019 시티투어’에 ‘달빛 투어’와 ‘겨울 태화강 떼까마귀 군무’를 새로 추가한 일이고, 다른 하나는 중구의 관광캐릭터 ‘울산큰애기’가 인기투표에서 전국 3위로 우수상을 받은 일이다. 둘 중 ‘울산큰애기’ 쪽에 초점을 맞추기로 한다.

‘울산큰애기’는 전임 박성민 구청장 시절 ‘종갓집 중구’에 걸맞은 관광캐릭터를 찾고 있던 중구가 기획해서 만든 ‘히트상품’이다. 가수 김상희가 부른 노래 제목(‘울산큰애기’)에서 힌트를 얻어 그 위에 이야기(스토리텔링)를 입혀 개발한 인물형 캐릭터라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캐릭터의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는 그동안 가늠 잣대가 없어 물음표가 따라다녔다.

그러던 차에 최근 ‘객관적 평가’ 기회가 생겼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4∼6일 부산 벡스코에서 마련한 ‘제1회 우리 동네 캐릭터 축제’에 ‘캐릭터 대상’의 문이 열린 덕분이다. 인기 겨루기 본선에는 내로라하는 전국의 캐릭터 16개가 명함을 내밀었고, 9월 4일∼10월 5일에 진행된 대국민 온라인 인기투표 결과 ‘울산큰애기’는 예선·본선을 합쳐 3만835표를 얻어 3위(우수상)의 영예를 차지할 수 있었다. (예선에 오른 캐릭터는 지역 캐릭터 48개, 공공 캐릭터 27개였다.)

그 대가로 명예만 따라온 것이 아니다. 중구는 지난 6일 시상식에서 덤으로 상금 500만원을 받았고, 오는 11월 17∼18일 일본의 ‘2018 유루캬라 그랑프리 페스티벌’에서 홍보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는 기회까지 얻었다. 중구는 정부가 처음 주최한 이번 대회를 통해 울산큰애기가 전국적인 인기를 얻고 인지도도 높였다고 자평한다.

아울러, 전국구 캐릭터로 거듭나는 것은 물론 2019 올해의 관광도시 사업에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번 수상의 발판을 놓아준 박성민 직전 구청장과 이 캐릭터를 그대로 계승해 보람을 안겨준 박태완 현 구청장에게 아낌없는 찬사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다만 한 가지, 유념하기를 바라는 것이 있다. 울산큰애기란 멋진 캐릭터를 마구잡이 활용으로 가치를 떨어뜨리지는 말았으면 하는 것이다.

그 대표적인 본보기가 중구 학성공원(울산왜성) 꼭대기 층(本丸)에 세워둔 대형 울산큰애기 조형물이다. 학성공원은 서쪽 입구의 말 탄 장군상 2기(朝鮮의 권율, 明의 양호)가 암시하듯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당시 격전이 벌어진 사적지다.

이처럼 유서 깊은 곳에 주변과 조화롭지도 못하고 생뚱맞기만 한 울산큰애기 조형물을 세워두었다는 것은 ‘난센스’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비슷한 지적이 쏟아지기는 문제의 조형물 바로 옆 철창에 ‘가두어 놓은’ 소위 ‘오색팔중동백’이란 꽃나무와 공원 빈터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동백나무 군(群)도 마찬가지다.

차제에, ‘학성공원의 정체성’에 대한 논란도 잠재울 겸 공원 꼭대기 층의 울산큰애기 조형물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공론화의 장을 중구가 서둘러 마련했으면 한다. 그 방법이 학성공원을 살리고 울산큰애기의 명성에도 흠집을 내지 않지 않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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