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에 속도 내는 북구 “회의는 토론식”
혁신에 속도 내는 북구 “회의는 토론식”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10.01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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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북구가 속도를 내고 있다. 행정혁신 면에서 다른 자치구·군을 앞질러 간다는 이야기다. 구청 안팎에서는 “너무 빠른 것 아니냐?” “모방 냄새가 진하다” “교육청 따라 하기가 아니냐?”라는 비아냥거림도 나온다고 들린다. 그러나 뒷짐이나 지는 ‘양반 자세’만으로는 능히 이룰 수 없는 것이 ‘행정(업무)혁신’이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북구는 모범생이다.

북구가 1일 내놓은 업무혁신 과제는 ‘형식적 회의운영 방식의 개선’이다. 이전부터 있었던 회의의 틀은 그대로 유지하되 자율성과 소통을 중시해서 쟁점사항을 토론식으로 풀어 나가고 불필요한 회의는 점차 줄여 나가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북구는 매주 진행하던 주간 업무계획 보고 회의는 서면보고로 대체하고 주간 업무계획은 내부 게시판에 올려 계획을 직원 전원이 공유하도록 방식 자체를 바꾸었다.

바꾸기로 한 것은 그것만이 아니다. 매월 한차례 진행하던 월간 업무보고 회의는 현행대로 진행하되 그 방식 역시 토론식으로 바꾸기로 했다. 또 부서별·동별 보고는 간소화하고 현안사항에 대한 의견은 자유토론을 거쳐 교환하도록 했다. 그밖에도 정기회의는 횟수를 줄이는 대신 정책토론회는 수시로 열기로 했다. 만약 토론이 필요한 사업이 생기면 청장이나 부구청장·국장이 주재한 가운데 정책토론을 집중적으로 펼치기로 했다. 특히 눈여겨볼 점은 회의을 되도록이면 1시간 안에 마칠 수 있도록 해서 시간낭비를 최대한 줄이기로 한 일이다.

북구의 행정(업무)혁신 움직임은 이동권 구청장 취임 초기부터 주목을 받아 왔다. 각종 행사 때마다 당연한 순서처럼 여겨오던 장황한 내빈 소개는 최대한 군살을 빼고 축사도 최소한으로 줄이기로 한 ‘의전 간소화’ 조치가 대표적 본보기다. 이번에 선보인 ‘회의 간소화’ 조치도 같은 맥락의 혁신적 움직임이 분명해 보인다.

공직사회의 행정혁신은 사실 속도를 내기가 여간 힘든 것이 아니다. 근대 농촌사회에서 혁신적 농사기술의 보급이 얼마나 어려웠던가를 돌이켜보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그런데도 북구는 행정혁신 실험을 계속, 그것도 앞장서서 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구청장의 혁신 의지와 이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직원들의 열린 마음이 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일 수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북구청 구성원 모두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북구의 참신한 혁신 사례들, 그리고 허식(虛飾)을 멀리하고 실질(實質)을 중시하는 혁신적 가치관이 울산의 공직사회 전체를 ‘쓰나미’처럼 휩쓸게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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