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배려해 행사장소 옮긴 중구청년회
주민 배려해 행사장소 옮긴 중구청년회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09.26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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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추석 당일 울산 학성공원을 찾았던 울산 중구주민과 시민들은 이전과 비교해서 ‘중구청년회’가 많이 달라진 것 같다고 입을 모으더라는 뒷얘기가 들린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던 것 같다.

중구청에 따르면 해마다 추석명절이 다가오면 추석맞이 행사를 주로 학성공원 서쪽 입구 주차장에서 열곤 하던 중구청년회가 지난 24일 열린 ‘제27회 한가위 큰잔치’의 장소만은 ‘삼지환(三之丸)’ 빗돌이 박혀 있는 ‘공원 1층’으로 옮겨 진행했다. 참고로, 왜성(倭城) 흔적이 뚜렷한 학성공원은 ‘삼지환-이지환(二之丸)-본환(本丸)’ 등 3단계 구조로 축조돼 있으나 주민들은 알기 쉽게 아래쪽부터 ‘1층, 2층, 3층’이라고 부르는 경향이 있다.

중구청년회가 ‘한가위 큰잔치’를 공원 아래 주차장이 아닌 ‘공원 1층’에서 진행한 이유는 주목할 만하다. 소음공해와 영업방해에 시달려 왔다고 주장하는 주차장 근처 주민들의 민원에 더 이상 귀를 막아선 안 되겠다고 판단한 정황이 엿보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구청은 민원을 접수한 중구의회 쪽 의견을 받아들여 주차장으로 예정돼 있던 추석맞이 행사 장소를 전격 변경하도록 중구청년회에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구청년회가 마련한 행사를 여러 차례 지켜봤다는 학성공원노인회의 한 관계자는 “주차장 공연 때보다 공원 1층 공연 때의 분위기가 훨씬 더 좋았다”며 “앉을자리나 확성기 소음 등 개선할 점에 신경을 조금만 더 쓰면 아주 훌륭한 공연장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이 관계자는 중구청년회의 용단에 대해서도 칭찬을 아끼지 않으면서 이번 행사 후원기관의 장인 중구청장이 새로 바뀐 이후에 찾아온 변화인 것 같다는 말도 덧붙인다. 그의 말이 사실이라면 놀라운 변화다. 행사를 주최·주관한 중구청년회가 ‘민원’을 의식하기 시작했다는 확실한 증거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격려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사실 학성공원 아래 주차장 행사는 지금까지 근처 주민들의 의견은 외면한 채 밀어붙이기 식으로 진행해 왔다는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 배후에 중구청의 암묵적 동조가 있었다는 지적에서 벗어나기도 어렵다. 그런 관점에서 ‘격려의 박수’는 중구청도 충분히 받을 만하다.

중구청년회의 변신은 각종 행사를 주최·주관하는 중구문화원이나 다른 자생단체, 주민조직도 본받을 필요가 있다. 중구청이나 지역정치권 인사들도 이들 단체를 ‘표밭’ 정도로 여겨 반민주적 행태마저 눈감아 주던 관행에서 과감히 벗어날 필요가 있다. 이처럼 큰 원칙은 중구지역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이 소중한 진실을 울산지역의 모든 관련인사들도 겸허히 받아들였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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