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재생의 새 모델 ‘울주군 도랑 살리기’
마을재생의 새 모델 ‘울주군 도랑 살리기’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09.20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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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정상의 ‘9월 평양공동선언’ 등 굵직굵직한 뉴스에 가려 묻힐 뻔한 19일자 뉴스거리 가운데 그냥 덮어두고 가기엔 아까운 것이 하나 있다. 이날 울주군이 진행한 ‘도랑 살리기 협약식’이 그것이다.

이 협약식은 울주군이 2014년부터 꾸준히 이어 온 연례행사의 하나로 2016년까지 3년간 군 관내 5개 고랑(2∼3m 너비의 소하천)을 되살리게 만든 밑거름이 됐다. (2017년엔 태풍 ‘차바’ 때문에 일시 중단됐다.)

‘도랑 살리기’는 충남연구원이 <도랑 살리기로 시작하는 마을 만들기>란 책을 펴낼(2016.7, 복권승 지음) 정도로 공감대가 넓혀진 ‘어메니티(amenity)’ 즉 ‘쾌적하고 매력 있는’ 마을 만들기 운동이다. 일본에서는 대표적 주민운동의 하나로 뿌리를 내린 지 오래다.

우리나라에서는 충남 외에도 경북 성주군(2012∼)과 안동시(2016∼), 경기도 안성시(2018∼)시가 팔을 걷어붙이고 있고 이 운동의 발원지라 자처하는 경남 창원시는 2012년 1월 전국대회까지 개최한 적이 있다.

그보다 몇 해 뒤지긴 해도 울주군이 울산지역 지자체 중에서 가장 열심으로 ‘도랑 살리기 운동’에 나서고 있는 것은 자부심을 가져도 좋을 일이다. 군은 2014년에 고산천과 천상천, 2015년에 양등천과 청량천, 2016년에 대동천에서 이 운동을 전개했다. 군비 5천700만원이 들어갈 ‘2018년 도랑 살리기 운동’은 올 연말까지 언양읍·두동면의 2개 마을에서 펼친다는 계획이다.

19일의 협약식에는 언양읍 지역사회보장협의체 대표와 반천산단협의회 회장, 두동면 여성의용소방대 대표와 KCC울산-봉계산단협의회 회장, 그리고 울주군수가 어깨를 나란히 했다. 도랑 살리기 운동의 과정과 결과에 전적으로 책임지겠다는 다짐도 빠뜨리지 않았다.

이선호 군수는 그러나 이 선에서 만족하지 않는다. 큰물에도 견딜 수 있도록 축대를 튼튼하게 쌓고 자연미 빼어난 친수공간으로 꾸며 누구나 와보고 싶은 도랑으로 만들겠다는 것이 그의 꿈이다. 필요하다면 대상과 예산을 더 늘리겠다는 각오도 하고 있다.

도랑 살리기 운동의 본디 취지는 ‘도랑의 수질 개선과 수생태계 복원’이다.

이날 협약서에 “하천의 실핏줄인 마을 도랑에 새 생명력을 불어넣고 생태적으로 건강하고 자연이 살아 숨 쉬는 청정마을을 조성하기 위해 서약한다”는 표현이 들어간 것도 다 그 때문이다. 친수환경 보호로 살기 좋은 마을을 만드는 일에 주저 없이 앞장서겠다는 실천의지의 표현이기도 할 것이다.

마을 재생의 새로운 모델 ‘도랑 살리기 운동’은 참여 기업·단체가 주인이 아닌, 주민이 주인인 운동이다.

따라서 이 운동에는 군민들이 저마다 주인의식을 갖고 적극 동참할 필요가 있다. 울주군은 이 점에 유념해서 이 운동을 격조 높은 주민운동으로 승화시켰으면 한다. 울주군의 성공사례는 울산지역 다른 자치구에도 훌륭한 자극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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