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고용절벽’에 부딪힌 젊은 세대들은 “추석 같은 게 왜 필요하냐”며 절규에 가까운 말까지 뱉어낸다.
사실 그들에게 추석연휴는 짜증나는 스트레스이자 극심한 두려움일 수 있다. 자존심 상하는 말을 가족·친지로부터 듣는 것이 죽기보다 싫기 때문일 것이다. 그 비슷한 두려움은 ‘고용절벽 시대’ 이전부터도 있었다. 특히 명절연휴 시기의 부엌일(가사노동)이나 이해심 부족한 시댁 가족들의 잔소리에 시달려야 하는 기혼여성들로서는 명절이 엄청난 인고의 시기이기도 했다. 어디 기혼여성뿐이겠는가?
그래서 태어난 말이 ‘명절증후군’이었고, 그 말이 진화를 거듭한 끝에 새로 가지 친 말이 ‘병적 공포증 또는 혐오증’을 의미하는 ‘명절 포비아(phobia)’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처방전은 앞을 다투며 인터넷 판을 달구기도 한다.
‘다음백과’에서 선보인 ‘즐거운 명절을 위한 7가지 건강수칙’은 상당수 누리꾼들에게 금과옥조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가사노동을 남녀가 분담하고 휴식을 같이 취할 것 △허례허식 없는 명절준비로 경제적 부담을 줄일 것 △일할 때는 주위 사람과 흥미 있는 얘기를 나누며 심리적 부담을 풀 것 △남편은 고생하는 아내에게 따뜻한 격려의 말을 건네고… 등이다.
이 수칙들에는 공통분모가 있다.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배려지심이다. 이번 추석연휴에는 상대방을 먼저 배려하는 ‘따뜻한 말 한마디’의 위력을 온 국민들이 깨닫게 되기를 기원한다. 그래야만 ‘명절증후군’, ‘명절 포비아’가 씻은 듯 달아날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