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를 앞두고
한가위를 앞두고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09.20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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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부터 본격적인 추석연휴가 시작된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말이 있다. 한가위는 그래도 우리에게 풍성함을 상징하는 명절이다.

추석을 중추절·가배·가위·한가위라고도 한다. 한해 농사를 끝내고 오곡을 수확하는 시기이므로 가장 풍성한 명절이다. 고대사회의 풍농제에서 유래했으며, 신라와 고려시대에도 추석명절을 쇠었고 조선시대에는 국가적으로 선대왕에게 추석제를 지낸 기록이 있다.

추석날 아침에는 차례를 지내고 성묘를 가서 여름비에 무너진 무덤 보수와 벌초를 한다. 차례상에 올리는 제물은 햇곡으로 준비하여 먼저 조상에게 선보이며 1년 농사의 고마움을 조상에게 전한다. 성주·터주·조상단지 같은 집안 신들도 햇곡식으로 천신하며 추석지성을 올린다.

수확철이라 다양한 음식이 선보이며 추절시식이라 하여 햅쌀로 술을 빚고 송편을 만들며 무나 호박을 넣은 시루떡이나 인절미·율단자도 만든다.

흔히 우리나라의 4대 명절이라 하면 설날, 한식, 단오, 추석을 꼽는다. 그러나 현대사회에서 한식과 단오는 4대 명절이라는 의미가 많이 퇴색됐고 설날과 추석은 여전히 가장 소중한 명절로 자리하고 있다.

하지만 추석이 모든 사람들에게 설렘으로 다가오는 것만은 아니다. 오랜 경기불황으로 인한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즐겁고 반가워야할 추석명절이 오히려 더 힘겹고 고통스러운 사람들도 상당수 있다. 찾아올 자식조차 없는 독거노인, 찾아갈 데조차 없는 외로운 이, 고향이 있되 찾아갈 형편이 안 되는 사람 등 우리의 이웃에도 쓸쓸하고 심란한 추석을 보내는 이들이 의외로 많다. 그들에게 한가위 휘영청 밝은 달빛은 어쩌면 슬픈 연가로 다가올지도 모른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남북대화의 물꼬가 트이면서 지난 19일 발표된 평양공동선언에서 양 정상이 민족자주와 민족자결의 원칙을 재확인하고 남북관계를 민족적 화해와 협력, 확고한 평화와 공동번영을 위해 일관되고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기로 하였으며 현재의 남북관계 발전을 통일로 이어갈 것을 바라는 겨레의 여망을 정책적으로 실현해 나가기로 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 일행이 온 국민의 염원인 백두산을 방문한 것처럼 남북화해와 종전선언을 통해 남북이 서로 왕래하며 상호 협조를 통해 민족공동번영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특히 남북공동 번영은 현실에 처한 경제난국을 타개할 수 있는 방법이 될 수도 있다.

이 모든 것이 서로가 소모적 논쟁보다는 현실적 실리로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이다.

밝고 환한 보름달처럼 넉넉한 마음으로 주변의 어려운 이웃과 정을 나누는 인심이 살아있는 한가위가 됐으면 좋겠다. 남북이 함께 백두산과 개마공원을 트래킹 할 수 있는 날을 꿈꾸며 이념의 한계를 극복하고 함께 누리는 날을 기대한다. 이번 추석은 비록 주머니는 허전해도 마음은 따뜻한 정과 기대되는 한가위가 됐으면 좋겠다.

올해 추석연휴는 주말과 대체휴일까지 합해 5일간의 연휴가 된다. 시대의 변화와 함께 명절의 풍속도도 급변해 고속도로나 열차만큼이나 공항도 북적인다. 소위 어려운 경제난과 취업난 등으로 또 다른 괴로움의 시간이 될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추석은 즐거운 명절이다.

이번 추석이 모두에게 가족과 함께 소통하고 위로받는 즐거운 시간이 되길 빌어본다. 부디 이번이 어렵고 슬픈 마지막 추석이 될 수 있도록 국민 모두가 합심해서 어려운 경제난을 타개하고 청년실업 문제를 비롯한 이 나라 젊은이들이 가슴 펴고 살아갈 수 있는 날이 하루빨리 이뤄지길 바란다. 그래도 올해 한가위는 바람과 설렘이 있는 즐거운 명절이 되도록 모두가 노력해 주길 기대한다.

이주복 편집이사 겸 경영기획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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