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서 불어온 바람
러시아에서 불어온 바람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09.17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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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철호 울산시장의 러시아 방문기가 연일 관심을 받고 있다.

앞서 울산시는 ‘제4차 러시아 동방경제포럼’ 참가 등을 위해 송철호 시장을 단장으로 하는 울산시 대표단을 꾸려 러시아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시를 지난 10일부터 14일까지 4박 5일 간의 일정으로 방문했다.

가장 관심을 모았단 일정은 지난 11일 한국무역협회와 러시아 연방상공회의소가 주관한 ‘한-러 비즈니스 다이얼로그’ 회의. 당시 송 시장은 △원유 및 러시아 천연가스를 활용한 동북아 에너지협력 △북극항로를 이용한 환동해 물류활성화 △부유식 해상풍력단지 조성과 확산 △조선업 협력사업 추진 등 4가지 한-러 협력방안을 러시아 측에 제안했다. 그리고 시는 17일 구체적인 제안내용까지 공개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건 러시아산 원유와 가스의 극동지역 비축기지로 울산을 활용해 국제기준가격을 설정하고 동북아 에너지 시장을 아우르는 ‘러시아-울산 RU-SAN 마켓’ 개설 제안. 울산은 현재 4천만 배럴의 상업용 액체화물 저장과 LNG 비축시설을 갖춘 세계 4대 오일 허브를 조성 중이다. 세계 최고의 원유 및 천연가스 생산국인 러시아와 에너지 분야 협력 확대로 지역 내 에너지 안정수급과 물류활성화를 기대하겠다는 전략이다.

북극항로를 이용한 환동해 물류 활성화와 부유식 해상풍력단지 조성 및 확산에도 공동 노력키로 했다. 북극항로를 이용한 환동해 물류활성화 협약도 물류비용 절감 등 가시적 성과가 기대된다.

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신 국제물류 루트로 부상하고 있는 북극항로가 개척된다면 환동해권역 항만도시 간 물류활성화 및 경제적 협력 가속화가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울산은 쇄빙선과 LNG선 건조 능력을 갖춘 조선해양산업과 복합화물처리 항만을 보유하고 있고 울산~로테르담까지 북극항로를 이용해 유조선을 운항한 경험이 3차례 있다.

송 시장의 핵심 공약으로 떠오르고 있는 부유식 해상풍력단지 조성 사업에도 두 도시가 힘을 합치기로 했다.

울산시가 현재 추진하고 있는 관련 실증사업이 성공한다면 그 노하우를 블라디보스톡 등 인근 도시로 확산 하는데 필요한 협력기반을 제공하게 된다.

침체되고 있는 울산의 조선업 부양을 위한 협력사업도 추진한다. 지금까지 러시아와는 발주·수주 위주로의 조선 협력이었지만 앞으로는 블라디보스톡과 협력적 동반자 관계로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물론 이들 제안들은 아직 상호 간에 거론되는 수준일 뿐이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들어 화해무드가 조성된 남북관계를 활용해 울산을 신북방경제 중심지로 성장시키겠다는 건 지난 선거에서 송 시장이 제시한 공약들 중 최우선 순위로 봐도 무방한 만큼 이번 러시아 방문 이후 기대가 큰 건 누구나 마찬가지가 아닐까. 이를 의식한 듯 송 시장은 17일 열린 간부회의에서도 성과 현실화를 위해 후속작업을 위한 지혜를 모아줄 것을 당부했다.

좋은 분위기로 첫발을 내딛은 만큼 현실적인 성과로 이어져 침체에 빠진 울산 경제를 살리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본다.

이상길 취재1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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