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도시 울산, 변화하는 산업단지
산업도시 울산, 변화하는 산업단지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09.17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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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성장기에 급속히 개발된 산업도시 울산의 이미지는 높은 굴뚝과 뾰족지붕의 회색빛 대규모 공장, 출퇴근시간에 몰려드는 노동자들, 공장에서 바쁘게 움직이는 생산라인, 몇 초마다 하나씩 생산되는 제품들, 밤새 불을 밝히는 공장 야경 등으로 대변된다. 특히 ‘산업도시’의 ‘산업’은 제조업을 나타내는 용어로 협의적 개념을 의미하여 ‘2차’라는 말이 산업도시라는 용어 앞에 생략된 말로 인식된다.

효율적인 제조업 생산기능을 확보하기 위하여 과거 산업단지는 도로, 항만, 철도 등 물류인프라가 갖추어진 넓은 가용지에 비교적 저비용으로 조성할 수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조성되었다. 이에 따라 우리가 쉽게 볼 수 있고 상상할 수 있는 ‘산업단지’는 생산기능 중심의 공장건축물과 이를 지원하는 물류기반시설 및 환경시설을 갖추고 주거지역에 미칠 환경적 악영향을 감소시킬 만큼 이격된 곳에 위치한 회색빛 공간이다.

그러나 4차 산업 혁명 시대의 ‘산업’의 형태는 매우 다양하고 복잡해지고 있고 1, 2, 3차 산업으로 구분하던 산업의 경계도 모호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산업단지’의 모습도 바뀔 수밖에 없다.

먼저 업종 측면을 고려하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한 문화산업이 부상함에 따라 영상, 출판 등의 콘텐츠에 바탕을 두고 공연과 전시, 소비자와 생산자가 함께 어우러지는 공간이 산업단지 내에 필요할 수 있다.

그리고 벤처, 스타트업 등 창업의 활성화를 위하여 지원시설과 실증단지가 산업단지 업종 유형에 따라 중요해지기도 한다.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 IT기술에 기반한 신산업은 과거 물류시설 및 환경시설 중심의 산업기반시설과 다른 스마트 기반시설을 필요로 한다. 또한 단순히 농경지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던 1차 산업으로서의 농업이 첨단기술과 결합한 재배 형태의 다변화로 농지 형태가 아닌 정보통신기술과 재배기술이 복합된 건축물 형태로 변화하고 농산품의 가공을 위한 제조시설과 친환경농업여건과 체험활동 등을 활용한 관광산업으로까지 연계가 가능하여 이를 복합화한 산업단지 조성 또한 가능하다.

산업단지의 세부 기능적인 면에서는 산업생산 기능과 주거 기능이 상충되던 업종으로 인하여 과거의 산업단지는 주거지역과 떨어져서 조성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첨단산업에 기반한 미래의 산업단지는 인재의 접근성이 양호하고 다른 도시기반의 활용이 용이한 주거지와 인접한 지역에 조성되거나 주거지와 함께 조성되어야 한다.

그리고 근로자의 삶의 질을 확보하고, 근로자간의 네트워크를 통한 지속적인 창조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근로자의 복지, 문화, 편의기능이 한데 어우러진 산업단지가 요구된다.

산업단지 개발형태 또한 과거에는 제조시설이 토지의 평면적 개발 중심으로 조성되어 대규모의 개발가용지가 필요했다. 그러나 산업기능 면에서 건축물의 밀도를 높일 수 있도록 산업용지의 면적은 줄이되 산업지원 서비스 기능이 복합된 산업단지로 조성되어야 한다.

미래의 산업은 제조업뿐 아니라 무형의 콘텐츠 생산, 기업지원서비스산업, 1·2·3차 융복합산업 등 매우 다양해질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미래산업은 과거의 산업단지 형태와는 다른 밀도 있고 기능이 복합된 모습으로 조성되어야 한다.

그리고 미래산업에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창조인력이 유입되어 활발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이들의 소비, 주거, 여가 수요에 부응하는 정주 기능이 산업단지 내에 함께 제공되어야 한다.

따라서 4차 산업 혁명 시대 ‘산업도시 울산’의 위상을 지속시키기 위해서는 산업단지의 입지와 조성형태, 도입기능에 있어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주영 울산발전연구원 연구위원 도시계획기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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