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바위·고늘·주전, 자연 안 해치고 관광명소로”
“꽃바위·고늘·주전, 자연 안 해치고 관광명소로”
  • 김정주
  • 승인 2018.09.12 22: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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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천석 울산 동구청장·구청장군수협의회장
정천석 울산 동구청장.
정천석 울산 동구청장.

8년 만에 되찾은 동구청장 자리

제15대 김대중 대통령이 서거한 지 며칠 지난 2009년 8월 하순의 어느 날 이른 오전. 울산 종하체육관에 차려진 고인의 빈소 방명부에 그는 세 번째 조문객으로 이름을 올렸다. 우연히 마주친 그 자리에서 넌지시 물었다. ‘DJ 맨’이란 의미의 답이 돌아왔다.

최근에 작성한 개인 프로필을 유심히 살폈다. 사실이었다. ‘김대중 대통령후보 울산선거본부장(전)’ 이력이 시야에 잡혔다. 1997년 11월이면 DJ 서거 약 12년 전의 일이었다. 그로부터 20년 후, 그는 다시 정치적 친정으로 돌아왔다. ‘2017년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통령후보 공동선대위원장(전)’이란 한 줄짜리 이력이 그 사실을 뒷받침한다. 가장 최근의 것은 ‘2018.7.1. 민선 제8대 울산광역시 동구청장 취임(2018.6.13. 당선)’.

정천석 울산 동구청장(66·사진). 그는 8년 전 그의 자리로 되돌아와 있었다. 세월의 바퀴를 피해갈 수 없었음인지 그도 어느 새 ‘반백의 신사’ 티가 물씬했다.

“이목희 부위원장, 관광사업 지원 약속”

9월 7일 금요일. 이날따라 구청장 일정표는 한 치의 빈틈도 없어 보였다. △간부회의(08:40) △노인일자리사업 추가참여자 안전교육(10:00) △일자리 대토론회(14:00) △2018 울산봉수문화축제 개막식(19:30)…. 실은 그뿐만이 아니었다. 예정에도 없던 ‘신고리원전 5·6호기 건설현장 채용박람회’(개최지: 동구 전하체육센터)에도 얼굴을 내밀어야 했다. 그 서슬에 이날 오전으로 기대한 인터뷰는 ‘오후 3시 20분부터 30분간’으로 축소 조정되는 곡절(?)을 겪어야 했다.

기다리는 시간대에 잡은 행운이 있었다. 이날 오후 2시부터 동구청 5층 중강당에서 진행된 ‘울산광역시 일자리 대토론회’. ‘신중년 일자리 해법, 울산에서 보고 듣고 찾는다!’는 부제가 걸린 이 행사의 주최 측은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와 울산시. 그래서인지 서로 구면인 이목희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과 송철호 시장은 무대 한가운데에 나란히 앉아 우의를 연출하기도…. 일자리위원회 측 사회자는 “(전국을 돌며 갖는) 일자리 대토론회는 울산서 처음 여는 행사”라며 “울산을 첫 출발지로 삼은 것은 정부가 울산의 어려운 사정을 너무도 잘 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종훈 국회의원(울산동구, 민중당)에 이어 객석 맨 앞줄에 앉아 있던 정천석 동구청장에게도 마이크 차례가 돌아갔다. “우리 동구는 그동안 대기업 의존도가 너무 높다 보니 불황이 닥치면 꼼짝없이 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번 같은 위험이 반복되지 말라는 보장도 없고요. 그래서 필요한 것이 조선업을 대체할 보완산업입니다. 우리 동구는 꽃바위, 대왕암공원, 일산해수욕장 할 것 없이 현대중공업이 차지한 미포공단만 빼면 관광산업의 경쟁력이 울산에서 가장 뛰어날 겁니다. 시장님도 정부도 그런 관점에서 많이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뒤에 나눈 얘기지만, 이목희 부위원장(제17·19대 국회의원)하고는 어느 정도 아는 사이라 했다. “87~89년도에 평민당 밥을 같이 먹어서인지 그분이 저를 더 잘 알고 계신 것 같던데요. 어쨌든 동구의 관광산업을 적극적으로 도와주시겠다고 했으니 든든한 우군을 만난 기분입니다. 보증수표라도 받은 기분. 허허.”

“고늘지구에선 동해·용굴·민섬 다 보여”

늘 그래 왔듯이, ‘허스키보이스’가 매력적인 그에게선 지질 줄 모르는 청년의 기개를 ‘논스톱으로’ 느낄 수가 있다. 몇 주 전 통화에서도 의견을 나눈 동구의 ‘미래 먹을거리’에 대한 질문부터 던졌다. ‘바다자원 관광화 사업’에 대한 그의 구상은 일산진 바닷물만큼 풍부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어쩌면 ‘동구의 도시경쟁력 강화와 경제구조 다각화’는’ 하늘이 그에게 부여한 미션인지도 모른다.

천혜의 경관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고늘지구’ 얘기가 대화에서 빠질 수 없었다. 끝자락에 어풍대(漁風台)를 끌어안고 있는 고늘지구는 현대중공업 중장비공장 외에 동구가 배출한 저명한 수학자 김병희 선생(=박정희 대통령의 대구사범 동기)의 옛 집도 덤으로 만날 수 있는 경관지구다. (‘어풍대’에 대한 시는 조선 후기의 시인으로 1719년 울산감목관(蔚山監牧官)을 지내기도 했던 홍세태(1653~1725)의 시문집 ‘유하집·柳下集’에 실려 있다.)

“고늘지구에서 바라보면 동해바다는 물론이고 대왕암과 용굴, 그 앞의 민섬 그리고 일산해수욕장까지 다 한눈에 들어옵니다.” 사실 정 청장의 말을 빌릴 것도 없이 고늘지구가 울산 명소로 우뚝 서는 것은 시간문제란 말이 있다.

동구의 새 희망 ‘스마트선박 시운전센터’

정부(산업통상자원부)가 지정한 ‘스마트 자율운항선박 시운전센터’의 요람도 바로 이곳 고늘지구다. 스마트선박 시운전센터는 총사업비 445억원을 들여 고늘지구 4천㎡에 연면적 1천600㎡ 규모로 들어선다. ‘2019년 착공→2020년 완공→2022년 본격 운영’ 시간표까지 나와 있는 일종의 ‘로또복권’ 같은 것. 현대중공업도 자사 소유 2천㎡을 흔쾌히 팔기로 했다니 고늘지구에 대한 정 청장의 기대는 동구의 가을하늘만큼이나 높아질 수밖에 없다.

“스마트 선박들의 기준·기능 면의 합격 여부를 가리는, 육지로 치면 운전면허시험장 같은 곳이니 관련 선박들이 전국에서 몰려올 것 아닙니까? 연관 산업들도 같이 커나갈 수 있고….” 내친김에 또 하나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 아직 장소가 특정된 것은 아니지만, 동구를 ‘체류형 관광지’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강력한 색깔의 꿈이다. “관광객들이 동구에서 며칠씩 묵고 갈 수 있도록 호텔을 지을지 유스호스텔을 지을지 아니면 리조트시설을 유치할지 고민 중입니다.”

‘바다낚시터 조성’ 얘기에는 신바람마저 이는 듯했다. “갯바위낚시터로 꽃바위 쪽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1㎞ 구간의 테트라포드 방파제 구역이 지금은 버려진 곳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볼품 있는 바다낚시터로 꾸며놓으면 분위기부터가 확 달라질 겁니다.”

그리고 또 있다. ‘미래의 동구 먹을거리’ 가운데 아직은 구상 단계에 머물러 있는 것도 적지 않다. 윈드서핑, 제트보트를 비롯한 수상레포츠거리도 그렇고 케이블카나 짚 라인, 번지점프도 ‘출렁다리’도 그렇다. 하지만 아무런 꿈도 안 꾸고 뒷짐만 지는 것보다는 몇 배, 몇 십 배 더 나은 것만은 틀림없다. 좀 더 확실해진 구상도 하나둘 늘어가고 있다. 군부대 이전으로 거듭나게 될 ‘몽돌 천지’ 주전 해변이 대표적인 곳.

그리고 어떤 관광개발 사업이든 적용하는 대원칙이 있다. 개발대상지가 고늘지구이든 교육연수원 자리이든 어촌체험 예정지이든 자연경관을 해치지 않고 자연경관과의 조화를 최대한 이루게 한다는 큰 원칙이다. 논의 과정에 환경단체, 시민단체를 참여시킨다는 복안도 그런 뜻에서 검토하기 시작했다.

宋시장 통 큰 약속… ‘4급 인사권 구·군 양보’

3개월 전 치러진 6·13 지방선거는 명예회복과 함께 그의 주변에 많은 변화를 가져다주었다. 8년 만의 동구청장 복귀가 그 첫째였다면 ‘울산시구청장군수협의회 회장’으로 추대된 것은 그에 버금가는 영광이라 할 수 있다.

5개 구·군 단체장 전원이 지난 1일 동구 일산 수산물판매센터에서 두 번째로 만났다. 회동 장소가 동구 관내였던 것은 이유가 있었다. 조선업 불황으로 곤두박질치고 있는 동구의 지역경제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자는 취지에서였다.

분위기는 시종 화기애애했다고 했다. 같은 당, 좋은 취지에다 반가운 소식까지 겹친 덕분이리라. 이날 김진규 남구청장과 이동권 북구청장, 박태완 중구청장과 이선호 울주군수가 정천석 동구청장을 중심으로 좌우로 나란히 찍은 한 장의 기념사진이 분위기를 대변해 준다.

‘반가운 소식’은 송철호 시장의 결단과 유관했다. 정 청장이 말문을 열었다. “구청장, 군수의 인사권이 4급까지로 상향조정될 겁니다. 송 시장이 약속 한 번 통 크게 한 거지요. 행사나 축제 간소화 같은 과제를 두고 시·구·군 실무자들이 머리를 맞대기로 한 것도 소득의 하나라 할까요.” 4급이라면 구청과 군에서는 국장급이다. 당이 같고 ‘열린 마음’도 하나이다 보니 반가운 소식이 넝쿨째 굴러들어온 것일까?

그의 종교는 가톨릭, 본명(영세명)이 ‘베네딕토’. 하지만 현재로선 부인 서길자 여사(61)만 성당 일에 열심이라며. 자신을 스스로 ‘냉담자’ 로 분류한다. 취미는 등산. 지인들과 이따금 만나 가지산이나 운문산을 오른다. 그렇다고 동구 관내 산들을 외면하는 건 아니다.

글= 김정주 논설실장·사진= 윤일지 기자

구·군 단체장들의 파안회동(破顔會同) -  울산구청장군수협의회 2차 회의가 열린 지난 1일 동구 일산동 수산물판매센터 앞에서 환하게 웃는 낯으로 포즈를 취한 울산지역 기초자치단체장들. 왼쪽부터 김진규 남구청장, 이동권 북구청장, 정천석 동구청장, 박태완 중구청장, 이선호 울주군수. 사진제공=울산동구청
구·군 단체장들의 파안회동(破顔會同) - 울산구청장군수협의회 2차 회의가 열린 지난 1일 동구 일산동 수산물판매센터 앞에서 환하게 웃는 낯으로 포즈를 취한 울산지역 기초자치단체장들. 왼쪽부터 김진규 남구청장, 이동권 북구청장, 정천석 동구청장, 박태완 중구청장, 이선호 울주군수. 사진제공=울산동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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